◎고미술협회장 등이 외화 빼돌려 中서 들여와대검 중수부(이명재·李明載 검사장)는 1일 외화를 밀반출해 시가 100억원대의 북한 문화재를 밀수입, 유통시킨 한국고미술협회장 김종춘(金種春·49)씨 등 문화재 밀매단 2개 조직, 10명을 적발해 7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올 7월사이 중국 단둥(丹東) 옌지(延吉) 등지에서 북한서 밀반출된 청자항아리, 청자매병 등 모두 151점(시가 100억원 상당)을 구입, 세관공무원의 묵인하에 김포공항을 통해 밀반입한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와 김태형(金泰亨·42·구속) 한국고미술협회부회장 등 4명은 올 2월 중국에서 구입한 가짜 「금동역사상」을 진품으로 허위 감정해 1,000만원을 받고 팔았으며, 김태형씨 등 3명은 올 5월 「분청사기상감경태5년명묘지(粉靑沙器象嵌景泰5年銘墓誌)」 등 우리 문화재 3점을 일본으로 밀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밀반입 경로·가치/압록·두만강 통해 中 유출후 세관원 매수 반입/대부분 11∼13세기 고려청자
이번에 적발된 북한 문화재 밀수사건으로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북한 문화재 밀반입이 사실로 드러났다. 특히 밀반입에 국내 골동품 업계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포함돼 있어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북한내 문화재의 무분별한 발굴로 우리 문화유산의 훼손을 가져올 뿐 아니라 엄청난 외화를 밀반출해 외화난을 가중시켰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밀반입·유통경로
검찰 수사결과 북한 문화재 유통경로가 크게 두가지로 드러났다. 첫번째는 북한의 신의주를 거쳐 압록강을 통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경로이고, 두번째는 함북 온성과 남양에서 두만강을 통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경로이다. 유출된 문화재는 호텔이나 아파트 등에서 중간상들에 의해 은밀히 거래된다.
적발된 골동품상들은 중국에서 구입한 문화재를 미리 매수해놓은 세관공무원의 묵인 아래 김포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적 가치
검찰은 밀수 문화재가 대부분 11∼13세기 진품 고려청자로 보수된 것이 많다고 밝혔다. 문화재로서의 가치는 학자들의 정밀 감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으나, 유통된 물품중에는 7억3,000만원에 팔린 「청자매병유괴」 등 고가품이 많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문화재는 아니지만 구속된 김태형(金泰亨) 고미술협회부회장이 일본에 500만엔에 밀반출한 「분청사기상감경태5년명묘지(粉靑沙器象嵌景泰5年銘墓誌)」는 「고려사」를 개찬한 이선제(李先齊)의 묘지(墓誌)로서 생몰년과 과거급제 과정, 제작연도(1454년)가 기록돼 있어 15세기 묘지 및 분청사기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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