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외자를 뿌리내리게 하려면/韓文洙(한국시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외자를 뿌리내리게 하려면/韓文洙(한국시론)

입력
1998.09.02 00:00
0 0

◎“설비·노동력 우수성 널리알리고 구조조정 통해 투명경영 될땐 핫머니 아닌 공동운명체로 정착”오늘날 세계 금융시장은 국제적인 탈규제화,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엄청난 자금이 빠른 속도로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국제금융환경 변화로 투자자들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제금융투자자들의 기본속성은 리스크 프리미엄(Risk Premium) 원칙에 따라 자금을 투자 또는 회수하며 전세계 자금의 흐름을 급격히 변화시키는데 있다. 즉 투자위험(risk)에 비해 수익(return)이 크다고 생각되는 지역에 밀물처럼 몰렸다가도 수익에 비해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되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이 국제투자자금이다.

이러한 국제투자자금의 급변동은 국제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리고 한 나라의 금융위기를 촉발시키는 불씨가 된다. 최근 금융위기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은 과거 국제자금에 의존해 개발을 추진하여 온 국가들이며 그 위기 또한 이 지역의 경제 불안정성 증대로 국제자금이 급속히 이탈한데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우려하여 국제자금의 유입을 막거나 국제자금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을 길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제자금을 국내자본으로 전환하토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즉 외국자본가를 채권자가 아닌 국내기업의 주주로 유치하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렇게 직접투자로 유치된 국제자본은 우리 기업및 기업주와 공동운명체를 형성하게 되고 자금대출에 따른 단순 이자수취가 아닌 기업이익 확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여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경제안정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해야할 것인가.

첫째, 우리 경제사정을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등 국제시장에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1조달러를 상회하는 우수한 생산시설이 있으며 양질의 근로자와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기업인들이 있다. 여기에 외국의 자본과 선진경영기법이 결합된다면 세계 어느 곳보다 투자이익이 높은 지역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홍보해야 한다.

둘째, 우리 기업과 산업이 고비용 저효율체제를 조속히 벗어나 탄력있고 유연성을 갖는 경쟁력있는 체질로 재구축되어야 한다. 대기업의 사업교환을 통한 핵심사업으로의 역량집중, 부채비율의 축소, 한계기업의 정리 그리고 기술·지식산업의 활성화 등의 실현을 위한 기업구조조정이 적극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우리 기업들의 재무회계 및 공시제도가 국제적 기준에 따라 투명해져야 한다. 국제투자가들은 기업의 성적표인 재무제표를 「국제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에 의해 작성할 것을 절대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또 계열기업군등 다수 기업이 상호연계되어있거나 자회사등이 있는 경우 이들 기업의 영업성적을 모두 합한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여야 한다. 이같은 회사정보는 대외에 공표하고 누구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넷째, 회사경영을 책임진 경영층들이 국제적 경험과 지식 그리고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기업들은 국내경쟁이 아닌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국제경쟁에서 이겨야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우리 기업들은 외부차입(차관)에 의한 배타적인 독점 경영권 확보보다는 외국기업과의 합작 또는 직접투자유치 등을 통해 경영권을 공유(share)하면서 경쟁·투명·개방의 원칙에 입각한 국제적인 기업활동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와 함께 이에 필요한 제도개선과 분위기 조성등 정부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IMF체제를 조속히 극복하고 21세기 건강하고 탄력있는 경제로 재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금융감독위원회 상임고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