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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과 인플레 정책(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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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과 인플레 정책(社說)

입력
1998.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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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가 200만명에 육박하고, 기업도산이 줄을 잇고 있다.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은 백약이 무효다. 현대자동차 노사문제를 보고난 국민들은 정부의 원칙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규제를 완화한다고 한지 몇년째인데 온갖 규제는 여전하다는 탄식이다. 국제적으로 볼 때 아직도 우리의 금리는 높고, 환율은 불안하며, 자금 조달원인 주식시장은 빈사상태다.우리경제의 생명줄인 수출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불황이 몇 년 더 지속될지 터널의 끝이 안보인다. 이러다가는 수술(구조개혁)은 성공했으나 사람(경제)이 깨어나지 못하는 사태를 우려하게 된다. 재벌기업의 빅딜은 결국 스몰딜로 정부의 체면을 세워주는 정도에서 그칠 공산이 크다. 금융경색 가운데서도 자금은 5대재벌에 집중되어 재벌만 점점 더 비대해지고 있다.

어디를 봐도 희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불황하에서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름모를 소기업들중 짭짤하게 수익을 올리는 곳이 생기고 있다. 성공하는 기업을 보면 정보기술, 멀티미디어를 위시한 비약적인 기술혁신을 하는 작은 기업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런 기업들은 시장의 성장에 의하여 이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창조에 의하여 이익을 만들고 있다. 번영의 열쇠는 대기업이 아니라 적정규모의 기업이며, 창조성과 지식을 새로운 재산으로 삼고 있는 회사들이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마저 쓰러질까 걱정이다.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키우려면 자금을 풀어 수요를 자극하여 시장을 살려야 한다. 자금을 풀어봤자 가야할 곳으로는 가지 않는다는 논리는 정책의 포기나 마찬가지다. 기업 구조개혁은 제도로써 지속시키고, 시장은 자금을 풀어 살려야 한다. 인플레정책이 불가피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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