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이명재·李明載 검사장)는 1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문민정부초기 막후실세로 통했던 엄기현(嚴基鉉·66·우성통운대표)씨가 민방허가 및 종금사 인수합병 등과 관련해 청탁대가로 4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검찰에 따르면 엄씨는 94년4월 부산 민영방송 신청업체인 우학그룹 이학(李鶴) 회장으로부터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억5,000만원을, 96년 12월과 97년 4월 한화종금 인수합병과 관련해 재경원 및 증권감독원, 검찰 고위관계자 등에게 청탁해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다.
검찰은 엄씨가 이 돈을 주택구입 등에 사용했다고 주장하나 정치권과 고위공직자들에게 실제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중이다.
◎엄기현은 누구인가/YS 경남고 2년 후배/문민초기 막후 실세
엄씨는 김 전대통령의 경남고 2년 후배로 고교시절 축구부원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50여년간 김 전대통령의 정치활동을 적극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민정부 출범초기에는 「서초동 엄」으로 불리며 포항제철의 인사와 경영에도 깊숙이 관여, 박태준(朴泰俊) 회장을 축출하는데 막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엄씨는 이를 계기로 93년 포철의 운송권을 요구했으나 김 전대통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5년에는 한국전력 고문을 맡기도 했으며, 96년 총선때 경남 밀양에서 공천을 받으려다 청와대의 만류로 무산되기도 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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