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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돌연한 실험 의미·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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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돌연한 실험 의미·파장

입력
1998.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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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외교’ 신호탄인가/“긴장조성 北·美 회담 등 협상카드” 분석/金正日 주석 취임 맞춰 지도력과시 의도도북한이 31일 동해안에서 돌연 미사일 발사실험을 재개함으로써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실험은 93년 5월29일 노동1호 미사일 발사실험 후 5년여 만의 일이다.

북·미간 미사일협상 재개를 앞두고, 더욱이 북한 핵의혹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란이 예민한 시점에서 북한이 「호전적 실험」을 강행한 의도는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은 북한 내부의 정치·군사적인 문제이긴 하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억지노력이 계속돼온 점을 감안하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이 몰고올 우려와 파장은 예사롭지 않다.

정부당국은 주로 대외협상 측면에서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핵개발에 이어 미사일개발을 외교적 카드나 지렛대로 활용해온 점에 비추어 이번에도 「선(先)발사실험 후(後)대외협상」이라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은 발사실험에 앞서 협상을 먼저 벌이면 자칫 실험기회자체가 봉쇄될 수 있고 그럴 경우 협상카드로서의 미사일개발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미사일개발의 중단에 따른 대가의 극대화를 꾀할 것』이라며 『당장 북·미간 미사일협상 재개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협상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미사일발사 실험을 뉴욕에서 북·미고위급회담이 진행중인 시점에 맞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파악했다.

북한은 또 김정일(金正日)의 주석취임에 임박해 미사일발사실험을 실시함으로써 김정일의 지도력 부각과 내부결속을 노렸을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발사실험 재개로 남북관계가 당장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내심 미사일문제가 새정부의 유연한 대북포용정책을 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같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일본이 당장 이날 예정됐던 경수로 재원분담 서명에 불참, 결의안 채택이 유보된 것에서 보듯 미사일 실험은 벌써부터 한반도 주변상황에 만만치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정진석 기자>

◎대포동 1호/최대 2,200㎞/日 전역 사정권

노동1호 미사일에 스커드C 탄두를 부착한 2단계 액체 로켓추진형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정거리 1,500∼2,200㎞, 탄두무게 800∼1,000㎏, 길이 26m. 일본 전역은 물론 중국 우한(無漢)까지 공격할 수 있다.

김정일(金正日) 총비서는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다음날인 92년 8월25일 내부교시를 통해 노동 1호와 대포동1호(당시 노동2호)미사일 개발을 지시한 바 있다. 대포동은 북한 함경북도의 미사일 발사 기지 이름이다.

◎北의 미사일 개발 수준/“사정거리 1만㎞ 대포동3호 개발중”

북한이 93년 5월 29일 함경북도 김책시 부근 노동(蘆洞)발사대에서 노동1호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5년만에 다시 미사일 실험을 동해상에서 실시했다. 북한이 당시 발사한 노동1호(스커드D급)의 비거리는 약 550㎞로 실제사정거리는 1,000㎞로 추정됐다.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최대 2,200㎞로 추정되는 대포동1호(스커드E급)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노동1호 미사일의 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이미 이 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미국과 일본 정보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북한은 노동 1호의 성공에 힘입어 일본 전역을 사정권 안에 두는 대포동 1호를 비롯해 최대 사정거리 5,500㎞의 대포동2호와 사정거리 1만㎞의 대포동3호까지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의 「대미 탄도미사일 위협조사위원회」가 8월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포동2호는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을, 대포동 3호는 미 본토 중서부의 애리조나주와 위스콘신주까지 위협할 수 있다. 이 조사위원회는 북한이 앞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대포동1·2호 미사일 개발을 앞으로 5년내에 완전히 끝낼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은 84년부터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개량, 사정거리를 늘리고 탄두무게를 경량화하는 작업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대포동1호 미사일을 이미 95년 개발했으나 그동안 정치적 이유로 실험발사를 미루어오다 최근 파키스탄과 이란의 미사일실험에 국제적인 반발이 약하자 발사 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는 현재 미사일을 실험발사할 수 있는 기지가 최소 4개가 있다. 86년 미사일부대를 창설하고 88년 이를 연대급으로, 91년 사단급으로 편성해 놓았다.<이장훈 기자>

◎日 “안보리등서 문제삼겠다”/2∼3주전 발사준비 포착/최근까지 자제촉구 불구/北서 무시 더 심한 불쾌감

【도쿄=황영식 특파원】 일본 정부는 31일 북한의 미사일이 자국 영토를 통과한 데 대해 심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총리는 이날 밤 노나카 히로무(野中廣武) 관방장관과 아키야마 마사히로(秋山昌廣) 사무차관 등을 불러 정세보고를 듣고 향후 대책에 대해 협의했다.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외무성 사무차관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제공하는 경수로 건설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 『한국 및 미국 등 KEDO이사국들과 조속히 협의를 가진뒤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일·북 관계의 관점에서 볼때도 지극히 유감스런 일』이라며 『국교정상화 회담 재개나 추가 식량지원이 곤란하게 됐다』고입을 모았다.외무성 관계자는 『2, 3주 전부터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비공식 루트를 통해 극히 최근까지 자제해 주도록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이 일본측의 요청을 무시하고 발사실험을 단행함에 따라 KEDO에서의 대응 이외에도 유엔안보리등 다국간회의 장소에서 이 문제를 강력히 거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방위청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최종적으로 일본 열도의 동북지방을 횡단해 태평양에 착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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