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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에 새 둥지 복합문화공간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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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에 새 둥지 복합문화공간 ‘가나아트센터’

입력
1998.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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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3인의 예술향 솔솔/개관기념전 오늘부터 20일간/장욱진­먹그림 등 미공개작 50여점/박생광­근세인물·역사묘사 대작들/권진규­조각·유화·드로잉 등 60여점가나화랑(대표 이호재)이 15년간의 인사동시대를 접고 서울 종로구 평창동 97번지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름도 「가나아트센터」로 바꾸었다. 전시공간뿐 아니라 공연장과 미술아카데미, 레스토랑을 갖춘 복합문화센터이다.

가나아트센터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 빌 모트가 여러번 설계를 변경해 까다롭게 뽑아낸 「작품」이다. 지상 지하 각 2층에 연건평 850평으로 「ㄷ」자 형태로 지어졌다. 전시실은 2개 층에 3개실이 마련됐고 전시와 이벤트를 펼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중정(中庭)이 조성됐다. 흙과 나무, 철 등 건축재료가 차분한 조화를 이룬 중정에서는 전시는 물론 클래식 대중음악 명사초청강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게 된다.

개관일인 1일부터 20일까지 개관기념전으로 마련한 「거장의 향기」전은 유화 조소 수묵에서 독보적 세계를 구축했던 작고작가 3인을 조망하는 자리이다. 장욱진(1917∼1990)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지난 해 설립된 「장욱진 미술문화재단」의 미공개 콜렉션 200여점에서 고른 50점이 처음 공개된다. 그동안 선보인 적이 없는 먹그림이 소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70년대말부터 타계 직전까지 그린 먹그림은 마치 달관한 노인네의 「붓장난」처럼 자유롭고 소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무채색의 장욱진과는 대조적으로 화려한 색감을 풀어내는 박생광(1904∼1985). 그는 한국의 전통적 채색화장르를 새롭게 정의한 작가이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한국적 채색의 전통을 현대적 조형감각으로 풀어낸 박생광의 수묵채색화 대작도 전시된다. 전봉준 명성황후 등 우리 근세사의 인물과 역사적 사건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대작 11점이 나온다.

올해 25주기를 맞는 권진규(1922∼1973)는 한국 현대조각의 거장. 암울한 시대를 더욱 우울하게 살다간 권진규는 오히려 사후에 높은 평가를 받은 작가이다. 불교적 분위기가 강렬한 붉은 채색의 테라코타 자소상(自塑像)으로 유명한 그의 예술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작품이 다양하게 출품된다. 전시작은 흉상, 마스크, 인물전신상, 예수전신상, 테라코타, 유화, 드로잉, 동물상 등 입체 평면 드로잉에 걸쳐 60여점에 달한다.

1일 오후 3시부터 열리는 개관기념행사에서는 「홍신자와 웃는 돌」무용단, 타악그룹 「푸리」의 축하공연도 펼쳐진다. (02)720­1020<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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