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제투명·공정한 인사위해 인사委 전원 합의 원칙/인사예고제발령 3∼4일전 내용공개 불만접수 재조정조치도우리 사회 전체가 「정리해고」독감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 공기업이 경영혁신을 위한 처방전으로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이사장 유상열·柳常悅)은 31일 889명에 이르는 공단인력중 16%(149명)를 감축하고 방만한 조직을 슬림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고속철도공단은 이 과정에서 만장일치제와 인사예고제를 도입했다.
만장일치제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해 공단의 본부장과 전체 팀·국장등으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서 완전 합의를 원칙으로 인사를 결정하는 제도. 위원회는 업무능력과 평소 근무태도등을 바탕으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사람을 모두 써낸 다음 이 리스트를 바탕으로 합의과정을 통해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즉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사람은 「퇴출」조치(대기발령)된다.
인사불만은 인사예고제를 통해 흡수했다. 인사발령을 내기전에 인사내용을 모든 직원들이 볼수 있도록 하는 3∼4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치게 한 것이다. 이 기간동안 연고지가 안 맞거나 업무가 자신의 적성에 어울리지 않는등 24건의 인사불만을 접수한 공단측은 이를 적극 수렴, 인사재조정조치를 취했다.
만장일치를 바탕으로 사람을 걸러낸 다음 이같은 내용을 먼저 직원들에게 공개하는 공단측의 이같은 인사원칙은 합리적인 구조조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다른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단측은 공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민간기업의 전문인력을 영입했다. 이른바 인력의 아웃소싱전략이다. 공단은 8월초 김달중(金達中) 전 삼성건설전무를 야전사령관격인 건설본부장에 앉혔다. 1억원대의 연봉수준에 임원용 승용차를 지급받던 현직 민간기업 임원이 절반정도의 연봉에 공용차량도 지급되지 않는 공기업 임원자리를 「사명감」을 위해 스스로 선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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