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시험관아기 시술 잘못” 지적불임의 원인이 남자에게 있는 경우 환자나 의사는 정자의 숫자나 활동성을 의심하게 된다. 그래서 불임원인에 대한 충분한 검사 없이 무조건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백재승 교수는 『남성 생식기 자체의 결함은 따지지 않고 정자의 생산성이나 활동성 검사를 우선하는 환자의 인식이나 의사들의 진찰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환 속의 정계정맥(精系靜脈)에 이상이 없는지를 우선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음낭 안에서 꼬부라지고 뒤틀려진 상태. 전체 남성의 15%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지만 뚜렷한 증세가 없어 평생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백교수팀이 최근 4년간 현미경 미세수술을 받은 정계정맥류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병원을 찾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1년 이상 불임 18명, 음낭통증 및 종괴 12명, 고환위축 2명등이었다.
1년 이상 불임으로 고민해온 남성들은 정계정맥류 교정수술 후 39%가 임신에 성공했다. 이는 시험관아기 시술의 임신성공률을 크게 웃도는 치료율이다. 백교수는 『불임남성들은 정액검사에서도 이상을 보였지만 수술 후 94%가 정자를 정상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정계정맥류 치료법에는 경정맥색전술, 절개수술, 복강경수술등 3가지가 있다. 경정맥색전술은 정계정맥에 알코올등 경화제나 풍선 코일등을 넣어 정맥류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며, 절개수술은 아랫배 피부를 열고 정맥류를 도려내는 방법이다. 이들 방법은 재발률이 6∼15%에 이르는 게 단점이다. 복강경수술도 흉터는 작지만 재발률을 낮추기 어렵다. 현미경 미세수술은 환부를 확대해 눈으로 보면서 잘라내기 때문에 흉터가 1.5㎝ 이내로 작고 음낭에 물이 차는 음낭수종이나 고환위축등의 후유증이 적다.<고재학 기자>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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