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초 엘니뇨 강타 국제곡물가 천정부지/71∼74년 쌀값 367% 폭등최근의 기상이변은 그 주기가 빈번해지고 범위도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세계 식량수급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엘니뇨 현상. 삼성지구환경연구소 등에 따르면 최초의 엘니뇨는 1567년에 발생했으며 이후 17세기에 5차례, 18세기에 3차례, 19세기에 8차례 발생했다. 1950∼1996년 사이에는 12차례의 엘니뇨가 발생했는데 이 현상은 세계 곳곳에 기상이변을 일으켜 농작물 흉작, 어획량 감소는 물론 생태계 변화, 전염병 창궐 등 각종 피해를 가져왔다.
1970년대초의 세계 식량위기는 각국의 생산조정 정책에도 일부 원인이 있었으나 주원인은 엘니뇨 현상이었다. 엘니뇨로 페루 연안의 안초비(가축사료인 정어리의 일종)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식물성 사료인 대두 수요가 급증하자 대두를 포함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했다. 이와함께 구소련 중국 동남아 호주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극심한 가뭄이, 브라질에서는 대홍수가 있었으며 서부아프리카의 사하라지역도 4년째 가뭄에 시달렸다.
그결과 1972∼73년 세계 곡물생산은 전년에 비해 3%정도가 감소했으나 각국의 수요량은 급증, 그동안 수입을 하지 않았던 구소련과 중국도 어마어마한 양을 수입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세계 곡물의 재고량은 급감하고 곡물가격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1971∼74년의 가격상승률을 보면 쌀은 367%, 소맥은 212%, 옥수수는 137%, 대두는 115%에 이르렀다. 80∼90년대에도 수차례 엘니뇨가 발생, 곡물가격을 흔들어 놓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엘니뇨가 발생하는 시점보다는 종료되는 시점에 더많은 피해를 입어왔다. 1982∼83년엔 전남·경북지역 등에 봄가뭄이 발생했고 83년 7월 평균기온이 0.4∼1도 낮아졌으며 86∼87년 7월상순에는 심한 가뭄, 7월이후에는 잦은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94년 봄과 9월에는 가뭄, 95년 8월에는 잦은 강우가 있었다. 이에따라 87년과 95년에는 쌀 10a당 수확량이 평년작 대비 각각 15㎏, 5㎏씩 감소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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