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석수 의미 없다” 전국적 개혁 정당化/새 인물 수혈·司正 등 체질개선도 주력『이제 의석수는 의미가 없다』
29일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의 통합 선언이 있은 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말로 여대야소 구도를 기정사실화했다. 지금까지 여권의 당면 과제는 의석불리기를 통해 9월 정기국회의 안정적 운영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국민신당의 흡수통합이 이를 가능케 한 만큼, 여권은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여권은 앞으로 개혁적이고 전국적인 기반을 갖춘 정치세력을 결집하는 데 정국운영의 초점을 모아갈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전당대회 이후 새로운 여야 관계를 설정하는 일, 그리고 내각제 개헌에 대한 「속도 조절」등이 여권 핵심부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최근 들어 정치개혁이 곧 정국 안정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는 김대통령의 의도가 야대(野大) 붕괴 이상의 것임을 짐작케 한다. 지금까지 여권은 지역연합, 민주계 등과의 개혁연합 등 여러가지 「그림」을 그리며 시행착오를 해왔지만, 내년 상반기 국민회의를 모태로 한 전국적인 개혁 정당을 만드는 쪽으로 무게를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권은 내부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역점을 두어갈 방침이다. 여권은 집단, 개인별 영입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공천제도의 변화, 정치권 사정 등을 통해 물갈이를 해나갈 것 같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보다는 질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현역의원 위주로 영입이 이뤄졌다면 앞으로, 지구당 개편, 비례대표 공천 등을 통해 개혁 인사를 수혈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도 기회있을 때마다 내부 물갈이를 통한 체질 개선을 언급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미뤄볼 때 정치권 일각에서 논의돼 온 「4당 체제」는 사실상 실체가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야(對野)관계와 관련, 여권은 「이회창(李會昌) 체제」의 등장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정국운영의 파트너로 삼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은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가 개혁을 지향할 것인 만큼 대립관계를 벗어난 책임있는 여야관계가 실현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한나라당 전당대회 직후 여야영수회담을 비롯한 대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회창 체제는 또 강력한 개헌 저지세력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여권 핵심부가 반기는 측면이 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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