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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도 ‘러 불똥’/환율­해외차입 힘들어져 불안정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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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도 ‘러 불똥’/환율­해외차입 힘들어져 불안정 조짐

입력
1998.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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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추가인하 불가능 ‘경제회생 암초’/증시­외국인 순매도선회등 이상징후현대자동차 파업과 러시아 사태 외환쇼크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의 난기류가 또다시 국내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국내경제에 또다른 치명타가 우려된다.

정부와 민간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값 폭락으로 외자를 더 이상 빌려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한데 이어, 이 여파로 환율과 증시가 다시 불안한 조짐을 나타내 경기침체의 그늘을 더욱 짙게하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을 알리는 적신호가 켜지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달러 사재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내적으로는 현대자동차 파업이,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쇼크가 한국물의 가격 폭락을 유발한 것이다.

■환율 당분간 오를 듯

28일 홍콩에서 거래된 원·달러 선물환(NDF·1년물) 가격은 전날보다 25원이 오른 1,480원대를 기록했다. 1년물 가격이 7월말 이후 1,400원 안팎에서 오르내린 점을 감안하면 상승세가 가파라졌다. 그만큼 실제 거래되는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날 국내에서 거래된 원·달러환율도 한때1,340원대까지 상승했다.

환율상승세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해외발행 채권값 폭락으로 해외차입이 봉쇄됨에 따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앞으로 외국에 지불할 달러를 국내에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에 달러를 예금해놓고 있는 기업들은 당분간 어려움이 없겠지만, 외화예금이 부족한 상당수 기업들은 외채상환과 원자재 구입 등을 위해 달러를 조달해야 한다. 그러나 수출 감소세가 계속되고, 정부까지 외환보유고 확충을 위해 달러모으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환율을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높다. 이를 반영, 일부 은행지점에서 달러매입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환율에 가수요까지 붙어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금리의 추가인하도 불가능해진다』면서 『이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통한 경제회생은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투자자금 이탈 우려

증시에서도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날도 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해 이달들어 총 641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7월중 306억원어치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으나, 최근들어서는 매도세로 급선회한 것이다.

증권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러시아사태 이후 주식을 팔려는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투기성이 짙은 펀드들은 매도시기만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여전히 증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또 한번의 증시하강국면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 이사는 『외화를 더이상 빌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국내에 투자했던 자금마져 빠져나가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크게 동요할 것』이라며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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