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증권거래소에 ‘흡수합병’ 공시문 일파만파/한일 “대등합병 정신깼다” 합병委서 철수 항의상업은행의 증권거래소 「흡수합병」공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승인 주총개최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상업은행의 공시문 파문이 인원감축문제로 확산되면서 두 은행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두 은행간 갈등이 깊어진데는 상업은행측이 원인을 제공했다. 사건은 상업은행이 25일 합병공시문에서 「상업은행이 한일은행을 흡수합병한다」고 게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쌓여온 한일측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상업측은 이를「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대등한 입장에서 합병하되 절차의 편의상 상업은행은 존속하고 한일은행은 해산키로 함」으로 뒤늦게 바꿨다. 증권거래소 공시사상 초유의 촌극이 벌어진 셈이다. 그러나 한일은행 직원들은 26일 서울 소공동 해운센터빌딩내 합병추진위원회(위원장 박영철·朴英哲 고려대 교수)를 방문, 거세게 항의했고 파견직원 41명을 잠정복귀시켰다. 한일측은 『상업측이 당초부터 1대 1의 대등한 합병방침을 갖고 있지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상업은행은 27일 합병공시문 정정과 관련, 총무부장을 경질시키는등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불만이 곧 인원감축문제와 연결되면서 더욱 심각해졌다는 데 있다.
한일은행측은 인원수가 318명이 많은 상업측이 합병에 앞서 이들 초과인력을 자체 정리하거나 합병후 1년내에 정리할 때까지 계약직으로 발령하기 전에는 합병승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상업은행측은 당장의 인원정리는 어려우며 합병후 1년내 정리하겠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두 은행 임원들은 이같은 상황을 놓고 겉으론 합병에 따른 과도기적 진통이라며 「가볍게」 여기고 있지만 봉합이 빨리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합병후에도 조직의 융화에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장학만 기자>장학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