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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브로커 ‘교사 怪談’/유병률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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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브로커 ‘교사 怪談’/유병률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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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의 촌지문제 등이 불거질때마다 많은 교사들이 신문사로 항의전화를 해온다. 『교사도 인간인데 박봉에 봉투 좀 받는 것이 그렇게 큰 문제인가』 『극소수의 잘못으로 대다수 교사들의 사기를 꺾지말라』는 등이 주류였다. 그러나 이번 교사과외브로커 사건에는 이런 항변이 거의 없다. 돈을 받고 제자를 소개해준 행위는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범죄라는데 공감한 때문일 것이다.경찰은 몇몇 교사들의 과외알선 행태를 악질적인 다단계판매꾼에 비유하기도 했다. 제자들을 하나씩 끌어들일 때마다 과외비의 15∼20%씩이 떨어졌다. 심지어 동료교사들을 브로커에게 알선해주고 소개비를 챙기기도 했다.

교사들이 이처럼 학부모와 제자들 앞에서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내신성적이라는 칼자루를 쥐고있기 때문이었다. 강남구 청담동 H학원 원장 김모(57)씨가 교사로부터 학생들을 소개받아 불법과외로 챙긴 3억여원 가운데 그나마 가르친 대가로 받은 돈은 1억1,000여만원 뿐. 나머지 1억9,000여만원은 학부모들이 과외선생이 신통치 못한 것을 알고 과외를 중단하고도 돌려받지 못한 돈이다. 학부모들은 『담임교사와 김원장이 친하다는 걸 뻔히 알고있는데 내신성적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떻게 차마 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억울해했다. 한 수사관은 『이런 교사들에게 학생들은 이미 제자가 아니었다. 다만 부모의 재산능력에 따른 상품가치로만 여겨졌다』며 혀를 찼다.

수사관들을 더욱 당황스럽게한 것은 해당교사들의 「당당한」 태도였다. 소환조사를 받은 26명중 그나마 진심으로 반성한 교사는 2, 3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술과 밥을 사주고 워낙 독촉하는 바람에 몇명을 소개해주었을 뿐이다. 받은 돈도 겨우 10, 20만원에 불과하다』며 5∼6시간씩 버티다 마지못해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어두운 단란주점의 밀실에서 은밀하게 거래된 것은 어린 제자들 뿐이 아니었다. 교사들은 교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률까지도 간단하게 돈 몇푼에 팔아넘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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