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와 佛을 대표하는 두 감독이 남의것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택시’ ‘황혼에서 새벽까지’/멕시코 유머와 할리우드 액션 가미한 그들의 승부수는 어떤 반응이 올까할리우드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남의 것과 자기 스타일의 접목」을 시도했다. 쿠엔틴 타란티노는 멕시코를 기웃거리고, 뤽 베송은 할리우드식 상업영화를 만들었다. 「황혼에서 새벽까지」와 「뤽 베송의 택시」다. 두 사람은 직접 시나리오를 썼고, 거기에 맞는 감독을 골랐다. 유능한 배우라고 자처하는 타란티노는 직접 출연까지 했다.
타란티노가 선택한 감독은 단돈 7,000달러짜리 영화 「엘 마리아치」로 일약 스타가 된 히스패닉계 로베르트 로드리게스. 멕시코 스타일의 서부극을 변주한 「데스페라도」「포룸」에서 보였던, 긴장과 폭력을 황당하게 뒤엎어 버리는 블랙유머의 매력 때문이다. 96년에 완성한 갱스터 로드무비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두 사람의 개성이 그대로 나열된다. 수선스럽고 피가 낭자한 타란티노가 지나가면, 상상할 수 없는 로드리게스의 해프닝이 기다린다.
하루 중 낮시간에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전반부는 타란티노의 스타일답게 빠르고 감정의 충돌이 날카롭다. 아슬아슬한 느낌은 탈옥후 은행을 턴 세스(조지 클루니)와 리치(타란티노)형제가 멕시코 국경을 넘을 때까지 계속된다. 성급하고 의심 많은 동생과 냉정하고 침착한 형으로 대비되는 상반된 성격과 쉴새없이 저질러지는 주유소, 여관에서의 거리낌 없는 살인이 긴장감을 준다.
그러나 전직 목사 제이콥(하비 키이텔)을 인질로 삼아 황혼녘에 멕시코의 한 스트립바에 도착하면 영화는 전혀 달라진다. 술집은 다름아닌 드라큘라 성이다. 거칠고 후끈한 분위기에서 주변 인간들이 뱀파이어로 변하면 제이콥까지 마치 꿈속에서 오락게임을 하듯 신나게 싸우고, 그 싸움이 현실의 죄를 씻어준듯 살아남은 세스는 돈보따리를 갖고 떠난다. 전혀 다른 두 작품을 붙여놓은 듯한 엉뚱하고 황당한 느낌. 이 영화의 노림수이기도 하다.
「뤽 베송의 택시」는 어떻게 보면 맞는 제목이 아니다. 그가 감독이 아니다. 그러나 뤽 베송 프로덕션의 첫 작품인 「택시」는 그의 영화가 분명하다. 할리우드보다 더 빠르고 산뜻한 액션으로 오락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피자배달원 출신 택시운전사 다니엘(사미 나세리)과 여덟번이나 운전면허시험에 낙방한 형사 에밀리앙(프레드릭 디에폰달)이 벌이는 독일인 은행 갱 체포작전. 갖가지 자동차 묘기와 스릴을 위해 자동차 광고를 200편이상 찍은 제라르 피레가 감독을 맡았다. 알제리계인 다니엘은 마르세유라는 도시의 인종편견을 꼬집고, 비록 웃음으로 덧칠을 했지만 다니엘의 푸조와 갱의 벤츠자동차의 대결과 심심하면 튀어 나오는 독일에 대한 욕설은 프랑스인들의 감정을 반영했다. IMF 사태로 어려워진 한국의 상황도 24시간 일하는 유학생으로 희화했다. 다행인 것은 프랑스 코미디가 가진 휴머니즘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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