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을 수 있는 범죄를, 그것도 힘없는 어린이를 상대로 한 성인의 폭행을 방관하는 행위를 처벌하자는 움직임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지난해 5월 네바다주의 한 카지노에서 친구가 일곱살짜리 소녀를 폭행하는 것을 보고도 모른체 해 결국 숨지게 한 청년에게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대상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UC버클리 대학생 데이빗 캐시(19).
캐시는 친구인 제러미 스트로마이어(19)가 일곱살짜리 소녀 셰리 아이버슨을 따라 여자화장실로 가는 것을 보고 뒤따라 들어간 지 2분만에 화장실을 나온 사실이 현장 비디오 카메라에 잡혔다. 스트로마이어는 들어간 지 24분만에 나왔고 약 한 시간 뒤 소녀는 목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부유한 가정 출신인 스트로마이어는 체포된 뒤 『죽음을 경험해 보고 싶어 소녀를 죽였다』고 진술했다. 증인으로 출두한 캐시는 친구로부터 범행 고백을 들은 뒤 자신은 『소녀가 성폭행을 당하는 순간 성적으로 흥분했느냐』는 단 한가지 질문만 던졌다고 밝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네바다 주법에 따르면 범죄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 자체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숨진 셰리의 어머니는 26일 47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버클리대학 정문 앞에서 캐시의 행위를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캐시를 퇴학시키라고 요구했다.
한편 일부 언론과 인권단체는 네바다주 의원들을 상대로 연방 및 주 차원에서 어린이에 대한 성범죄 행위 신고를 의무화하는 법을 제정할 것을 요청했다. 현재 미국에서 미성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 미신고를 범죄로 규정하는 곳은 매사추세츠주와 미네소타주 뿐이다.<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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