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중재자였는데…” 그룹총수들 추모 줄이어/유학길 올랐던 막내딸 하루만에 급거 귀국현대 삼성 등 주요 그룹들은 26일 최종현(崔鍾賢) 전경련 회장겸 SK그룹 회장의 타계에 대해 『한국경제의 거목이 사라졌다』며 크나큰 아쉬움을 표시했다. 전경련은 이날 추모성명에서 『미증유의 경제난국속에서 역할이 더없이 소중한 시점에 경제계의 지도자를 잃은 심정은 비통할 뿐』이라고 밝혔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광주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6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김중권(金重權) 비서실장을 통해 최회장 빈소 조문을 긴급 지시했다. 김비서실장은 하오 6시50분께 워커힐빌라 자택에 마련된 최회장의 빈소를 방문,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김대통령께서 『어려운 시기에 먼저 별세해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재계인사로는 정세영(鄭世永)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빈소가 마련되기 30분전인 하오 5시30분께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 조문했으며 김석준(金錫俊) 쌍용그룹회장 등 재계인사들이 하오 늦게까지 속속 빈소를 방문, 애도를 표시했다. 또 박태영(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과 중국에서 이날 귀국한 김우중(金宇中) 전경련 회장대행이 하오 10시 전후로 빈소를 찾아 함께 대화를 나눴다.
최회장의 막내딸인 기원(璂源)씨는 25일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이날 오전 부친의 사망소식을 듣고 하루만에 미국 시카고현지에서 급거 귀국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최회장은 93년 2월 재계총리로 불리는 전경련 21대 회장에 취임한 후 5년6개월간 3기 연속 회장으로 재임중이었다. 그는 김영삼(金泳三) 정부 출범과 함께 전임 유창순(劉彰順) 회장의 뒤를 이었다.
최회장은 지난해 5월 미국에서 폐암수술을 받은후 대외 활동을 중단하고, 전경련 회장 권한과 업무를 수석부회장인 김우중(金宇中) 회장대행에게 물려준 후 요양에 주력했다.
최회장 체제는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95년 2월 두번째로 전경련 회장에 선임된 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총수요억제정책 및 업종전문화 등 재벌정책을 비판했다가 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노태우(盧泰愚)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 등과 관련, 때로 침묵을 지켜 재계일부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전경련은 최회장의 장례가 끝난뒤 9월초 임시총회에 이어 회장단 및 고문연석회의를 열어 김회장대행을 후임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김광일 이의춘 기자>김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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