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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복표 사업 허용하라/전상돈 체육부장(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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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복표 사업 허용하라/전상돈 체육부장(광화문)

입력
1998.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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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복표 사업을 왜 마다하는가. 4월 상암 전용구장 건설여부로 시끌시끌할때 영국의 축구복표 사업체인 타이거 풀스는 향후 10년간 사업을 보장하면 2,500억∼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각계에 사업개요를 설명했지만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의 반대로 「물건너 간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반대 논리는 이렇다. 「사행심을 부추겨 국민정서에 반한다. 청소년에게 유해 환경을 조성한다. 외화 유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백번 들어도 옳은 말이다. 그러나 사행심이라면 치를 떨 공자님도 고개를 끄덕일 논리와 제어장치가 있다. 또 단순논리로 거절하기에는 얻는게 많다.

국민정서란 무엇인가. 그 흔한 여론조사조차 해보지도 않고 그저 막연히 「복권과 같은 것이니 해보나 마나」라며 입을 막는게 정부관료다.

도덕적으로 충실했다면 주택복권 기술복권 복지복권 기업복권 자치복권 관광복권 체육복권등은 무엇인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7개 복권이 발행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체육복권용으로 발행되는 월드컵복권은 내달 6일 종료된다. 대체복권 발행을 고려중인데 이는 국민정서와 무관한 것인가.

요행을 노린다는 사행심이란 또 무엇인가. 기존의 복권은 그야말로 요행수를 노리는 사행복권이다. 반면 축구복표는 스코어를 알아 맞추는 것으로 상당 수준의 지식과 관심이 필수적이다. 사행복권으로 치부하기에는 차원이 다르다.

청소년들은 방문판매, 단말기를 설치한 편의점에서의 주민등록번호 확인, 크레디트 카드에 의한 인터넷 베팅등으로 「유해환경」에서 보호할수 있다.

IMF시대에 편승, 외자유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자금을 요긴하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타이거 풀스의 접근이유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을 때 연간 2조6,0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한다. 그래서 투자한다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매출액은 배당금, 세금, 축구기금, 체육·예술 지원금 등으로 지급한다. 순수익은 3% 정도다.

그들은 12억의 거대한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니까 최적의 교두보로 판단한 것이다. 공동개최국인 일본도 있지만 이미 축구복표사업이 입법화,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외화는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유입된다. 프랑스월드컵에서 30조원 가량의 외화가 인터넷베팅을 통해 프랑스내로 들어왔다. 일본이 5년간의 논란끝에 입법화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

「국민의 정부」하에서 한국스포츠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에는 연간 예산이 탱크 한대값 밖에 안되는 국군체육부대마저 폐지한다고 한다. 2000년부터는 체육시설입장료에 부과했던 체육기금마저 없어진다. 체육공단 하사금(?)으로 연명하던 47개 체육단체의 살림살이는 궁색해 질 것이고 세계10강의 한국스포츠도 역사속으로 사라질지 모른다. 영국이나 이탈리아에서는 풀스의 지원금으로 스포츠를 육성한다. 정부의 체육재정부담은 각각 20.4%와 13.5%에 불과하다. 반면 한국은 61.4%이며 대부분 공단의 지원금이다. 지원금은 체육기금으로 조성된다. 그런데 체육기금도 없어진다니 한국스포츠의 앞길은 뻔하다.

4년 뒤에는 월드컵을 치러야 한다. 성공적인 개최는 물론이고 일본과 「잘 치르기」경쟁도 벌여야 한다. 그러나 아직 개최도시조차 정하지 못했다. 서귀포등 일부 도시는 경기장 건설예산이 없어 개최도시에서 제외된다는 소문도 있다. 적어도 올해안으로 예산이 확보되고 건설계획이 확정돼야 2002년에 간신히 맞춰 개장할 수 있다. 그런데 타이거 풀스가 지원한다고 나섰다. 실업자 165만 시대에 수십만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도 있다. 왜 마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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