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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공업계 ‘初乳’ 논쟁/한미약품 ‘마미초유’ 과대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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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공업계 ‘初乳’ 논쟁/한미약품 ‘마미초유’ 과대광고

입력
1998.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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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성분 없이 값만 비싸” 공격/전문가도 ‘안전성에 의문’ 지적「고름우유」 공방으로 홍역을 치렀던 유가공 업계가 이번엔 「초유(初乳) 논쟁」으로 시끌시끌하다. 허위 과대광고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한미약품의 조제분유 「마미초유」(본보 20일자 19면 보도)가 파문의 불씨다.

남양 매일 파스퇴르 등 조제분유를 생산하는 주요 유가공 업체들은 26일 한미약품이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마미초유에는 초유의 면역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세균 바이러스 등 질병인자로부터 아기를 보호해준다』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펴자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우유업체들은 마미초유가 기존 조제분유 제품과 성분상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젖소 초유의 효능 역시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 아니라며 한미약품에 집중포화를 퍼붓기 시작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송아지를 갓 분만한 젖소만을 따로 분리, 초유를 대량 채취한다는 것부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설사 초유 성분이 일부 함유됐다 하더라도 마치 모유의 효능이 있는 것처럼 침소봉대, 다른 분유보다 15배 이상이나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고,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분유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모유 먹이기 운동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91년부터 생후 6개월 미만의 신생아용 조제분유에 대해서는 법에 의해 대중광고가 금지된 상태』라며 『한미약품이 영양보조식품이라는 명목하에 사실상 신생아용 분유광고를 일삼아 모든 분유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부당경쟁행위에 대한 당국의 제재를 거듭 촉구했다.

젖소 초유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 건국대 축산대 동물생명과학부 유제현(柳濟炫) 교수는 『사람과 소는 기본적으로 면역체계가 판이한데다 우유와 모유에 함유된 면역글로블린 역시 IGG(우유)와 IGA(모유)로 주성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젖소 초유가 무조건 사람에게도 이롭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안된 것을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한테 먹이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농림부가 축산물가공처리법에 따라 출산한 지 5일간 젖소에서 우유 채취를 못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분유업체들은 한미약품이 마미초유의 홍보와 판매를 계속할 경우 한국유가공협회를 통해 이 문제를 공론화해,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기세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측은 『마미초유는 뉴질랜드산 젖소의 2∼6번째 초유만을 집유해 가공한 제품』이라며 『안전성 검사를 거친 것이기 때문에 제품에는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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