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이 최근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경제전망이 갈수록 비관적이다. 상반기 이미 -5%대 성장으로 곤두박질친 경제가 하반기엔 더욱 침체돼 올 성장률이 IMF와 합의한 -4%를 훨씬 밑도는 -6%까지 내려가고, 내년 상황도 호전은 커녕 밑바닥을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투자와 소비의 급격한 위축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난 타개의 유일한 활로로 기대되었던 수출마저 지난 5월이래 연4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장률 추락은 뜻밖의 일도 아니다.실물경제가 총체적인 붕괴위기를 맞으면서 우리 경제가 그나마 자생력을 회복해 나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마저 상실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실업도 지난달 이미 165만명을 넘어섰고, 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연말에는 2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조정에만 매달려 경제상황의 악화를 방치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경제안팎의 여건도 악화일로에 있다. 중국 양쯔강의 대홍수와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은 아시아의 금융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고, 일본경제도 여전히 혼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으로는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 피해가 막대하고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란 홍역까지 치렀다. 특히 현대자동차 사태 해결방식은 경제정책의 대외신뢰와 투명성에 악영향을 미쳐 앞으로의 외자유치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꺼져가는 경기의 불씨를 살리는게 급선무다. 구조조정은 제도적인 틀 속에서 계속 추진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지금 당장 정부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오히려 경제의 자생력을 살리는 일이다. 수출이 안되고 외국돈이 안들어오면 내수라도 자극하고 우리돈이라도 풀어 경제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돈풀어도 돈이 안돌아 소용 없다는 주장은 무책임하다. 돈이 돌 수 있도록 풀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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