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할머니 대만서/“우린 모두 전쟁 희생자”『우린 모두 전쟁의 희생자들입니다. 서러움도 한도 훌훌 털어버리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십시오』
1944년 16세의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으로 끌려갔던 이용수(李容洙·69·대구 달서구 상인동) 할머니가 22일 대만 신주(新竹)시에서 일본인 장교의 위령제를 지냈다.
이할머니가 명복을 기원한 사람은 1944년 10월께 신주 종군위안소에서 도망을 쳤다가 붙잡혀 전기고문을 받고 사경을 헤매던 자신에게 약을 주어 목숨을 구해준 가미가제 특공대 출신의 장교.
이할머니는 이후 한달간 서로 이름도 모른채 같이 생활했는데 그 장교는 『당신이 무사히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죽어서도 당신을 보호해 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쟁터에 나간후 소식이 끊겼다는 것. 이할머니는 54년간 가슴속에 담아오던 사연을 최근 일본 역사연구가들의 도움으로 대만을 방문할 기회가 오자 털어놓았고, 위안소가 있던 곳을 찾아 위령제를 마련했다.
이할머니는 26일 낮 12시 서울 중학동 일본대사관앞에서 열린 제327차 수요시위에 참석, 위안부 출신의 김윤심(金允心·69) 박두리(76) 할머니와 함께 10월 방일할 예정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에서 일본정부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해 줄 것을 호소하는 편지를 낭독했다.<박천호 기자>박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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