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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연 현대사연구소 ‘한국현대사 연구’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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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연 현대사연구소 ‘한국현대사 연구’ 창간

입력
1998.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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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史 두석학/커밍스­와다를 비판한다/브루스 커밍스­해방후 역사에 관한 자신의 주장 정당화 위해 일제시대 자의적 각색/와다 하루키­일본인의 원죄의식 탓에 ‘북일화해 우선’ 주장 등 주관적 결론 적지않아한국현대사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쳐온 외국학자 브루스 커밍스(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와다 하루키(和田春樹·일본 도쿄대) 교수를 분석·비판한 논문 2편이 발표됐다. 두 논문은 정신문화연구원 현대사연구소가 최근 창간한 반(半)연간 학회지 「한국현대사연구」에 실려 있다.

전상인 한림대 교수는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현대사 이해」라는 논문에서 그의 이론적 시각과 연구방법론을 살펴 봤다. 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이 남한과 미국의 도발에 의해 발발했다는 논지의 「전쟁기원론」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전교수는 그가 동서냉전의 기원을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찾는 수정주의자이며 중심부의 패권주의에 의해 주변부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는 세계체제론자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한국전쟁은 당시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고 보는 구조주의적 관점을 갖고 있다. 이같은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의 식민지시대를 「식민지 근대화론」과 유사한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일제의 수탈과 탄압의 이면에는 개발과 근대화의 측면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다. 또 한반도 분단의 책임은 소련보다 미국에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교수는 이런 주장에 대해 자신이 상정하는 해방이후 한국의 현대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일제시대를 자의적으로 각색하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그의 분단책임론과 전쟁기원론은 새로운 자료가 속속 공개됨에 따라 수세에 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교수는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현대사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대표적 좌파 지식인인 와다 하루키는 연구의 치밀함과 정확성으로 정평있는 학자. 그는 브루스 커밍스등과 함께 80년대 북한연구 붐을 일으켰던 주인공이다.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논문 「와다 하루키와 한국현대사연구」에서 『그가 한국현대사 연구에서 이룩한 성과는 양과 질 양면에서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과정을 최초로 사실에 입각해 체계적으로 정리했으며 해방정국의 소련과 북한관계에 대해서도 선구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또 한국전쟁에 관한 새로운 해석과 쟁점을 제시했으며 「유격대국가론」을 통해 북한체제 성격연구의 지평을 넓혔다. 「유격대국가론」이란 북한은 김일성이 유일한 최고사령관이며 인민 전체가 유격대원화한 국가형태로 형성돼 있다는 이론이다.

그러나 그의 연구에서도 자료부족으로 인한 오류와 무리한 해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자신이 「일본 침략자집단」에 속해 있다는 원죄의식 때문에 남북대화보다 북일화해를 우선해야 한다는 등의 주관적 결론을 내린 것이 한 예이다.

이씨는 『그의 한국현대사에 대한 서술은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객관적이고 구체적이지만 역사 속의 행위주체들을 지나치게 대상화하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했다.<김철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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