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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국회의원 것?/신효섭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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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국회의원 것?/신효섭 정치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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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회 임시국회가 열린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간단한 국민의례가 끝난뒤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이 개회사를 했다. 『지난 임시국회는 총리임명동의안과 15대 하반기 국회 원구성문제를 타결지어 IMF국난극복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러나 회기내에 민생현안을 처리하지 못해 「대순소자(大醇小疵·큰 골격은 좋았으나 일부 세부사항에 하자가 있다)」의 아쉬움을 남긴 것도 사실이다. 여론을 선도하는 사람들이 보다 더 넓은 시야와 균형잡힌 이해심을 갖고 우리에게 따뜻한 격려를 해 달라』는 요지였다.그러나 박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국회의원들이 국회를 국민의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여서 극히 유감스럽다.

박의장 표현대로라면 총리임명동의·원구성은 「큰 골격」이고 민생현안은 「일부 세부사항」인 셈이다. 하지만 국회가 진정 국민을 위한다면 마땅히 민생현안이 국회의 「큰 일」이 되어야 한다. 총리임명동의, 원구성은 정파간 이해다툼 때문에 빚어진 국회의 직무유기 사안일 뿐이다. IMF극복, 수해대책등 민생 가치 측면에서 보면 그야말로 「작은 것」에 불과하다.

박의장 스스로 지적했듯이 이번 임시국회만 해도 올들어 벌써 10번째 열리는 것이다. 5월25일부터 8월22일까지 국회는 공휴일을 제외하곤 하루도 빼놓지않고 줄곧 열려 있었다. 그러나 그 기간중 한 일은 총리의 서리 꼬리를 떼주고, 박의장에게 세번째 입법부수장의 명예를 안겨주고, 국회의원 20여명에게 각종 자리 선물을 준 것 밖에 없다. 정치적으로는 아무리 큰 일을 해냈다해도 생산성부문에서 이 만큼 뒤떨어지는 조직을 찾기란 힘들다. 박의장은 이날 국회를 대표해 국민에게 더 넓은 시야와 이해심을 당부했다. 그러나 그것은 과욕이다. 지금까지 국회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국민이 얼마나 넓은 아량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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