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골반골절 등으로 생식기 혈류량 감소땐 성기능장애 일어날수도남성과 여성의 성반응중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오르가슴이다. 남성은 사정과 함께 오르가슴을 느낀 후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재발기와 사정이 가능하다. 반면 여성은 자극을 받으면 계속 오르가슴을 느낀다. 남성의 능력에 따라 여성의 오르가슴이 개발된다고 여긴 것도 이 때문이다.
95년 발표된 「미국의 성」보고서에 따르면 성관계때마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여성은 29%에 불과하다. 킨제이보고서도 결혼 20년 이상된 여성의 11%가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했다며 남성의 일방적이고 미숙한 성행위가 여성의 성감을 발육시키는데 실패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여성에 따라서는 성적 흥분이 쉽게 고조되는 경우도 있지만 같은 자극에도 고조되지 않거나 더디게 반응해 남성을 힘들게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불감증은 여성의 심리적 요인에서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여성의 흥분장애에 대해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근 남성의 발기장애를 규명하는데 획기적 발전이 있었지만 여성의 성기능장애에 대한 의학적 연구는 전무했다. 남성은 발기장애가 있으면 성행위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여성은 성교가 가능해 당장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성의 발기메커니즘이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작용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에 따라 여성불감증을 남성의 책임이나 심리적 요인에만 돌리지 않고 외생식기의 신경·혈류장애에 기인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남성의 발기에 해당하는 여성의 성반응은 질내 윤활유 역할을 하는 분비액이 나오는 것이다. 음경에 혈류량이 줄어들면 발기가 되지 않듯 여성도 동맥경화증이나 골반골절 등으로 동맥이 막혀 질이나 음핵의 혈류량이 줄어들면 질분비액이 잘 나오지 않거나 늦게 나와 성교통, 질과 음핵의 감각감퇴, 오르가슴 감퇴 등의 성기능장애가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성에게도 효과적이라고 보고된 것도 질과 음핵의 혈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갱년기여성이 삶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성욕이 줄어드는 것도 남성호르몬 결핍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여성의 불감증을 자신의 무능력으로 생각했던 남성들의 누명이 점차 벗겨지고 있는 것이다.<중앙대 의대 비뇨기과 교수>중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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