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벤처기업인 무료입주 하세요”여성 벤처기업가인 김의숙(金義淑) (주)대한산업전자 사장이 큰 일을 벌였다. 최근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대산벤처빌딩」을 출범시키고 여성벤처기업인들을 무료 입주시키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벤처빌딩에 입주하는 창업기업에게는 5년동안 법인세 50% 감면과 자금지원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김사장 스스로 여성벤처기업인을 육성하는 대모(代母)역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
김사장은 성내동의 강동구청 인근에 소재한 지하2층, 지상7층의 건물을 24억8,000만원에 매입해 「벤처빌딩」으로 꾸몄다. 서울시는 대지 360평에 건평 1,470평인 이 건물에 대해 3일만에 벤처집적시설 지정서를 내줄 정도로 김사장의 뜻을 격려했다.
『우선 여성벤처기업인 5명에게 임대료를 받지않고 사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층에는 물론 남성기업인이 운영하는 벤처기업들을 모집해 입주시키게 됩니다』 김사장은 기업하는데 여성, 남성 가릴 필요는 없지만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여성기업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위해 무료 여성벤처공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사장이 운영하는 대한산업전자 역시 첨단 신제품개발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벤처기업. 광대역 증폭방식의 지하방송중계기를 생산해 지난해 12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올해는 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등을 대상으로 수출에도 나섰다.
지하방송중계기란 터널, 지하철, 빌딩지하등에 설치해 전파가 통하도록 하는 장치. 이 장치를 설치하면 지하공간이라도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고 휴대폰, 삐삐등을 사용할 수 있다.
종전 제품은 채널선별 증폭방식이라 방송국이 추가될 때마다 별도의 작업이 필요하지만, 대한산업전자의 광대역 증폭방식은 방송국등이 늘어나도 추가 공사없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김사장은 이 제품을 한국도로공사와 공동개발, 특허를 획득하고 매출액의 5%를 도로공사에 지불하고 있다. 외형 300억원대의 중견기업인으로 올라서기까지 김사장의 사업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93년 창업해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경쟁제품에 밀려 판로를 뚫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사채 1억원을 빌렸다가 서울 강남의 오피스텔에 감금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연줄이나 배경이 아니라 품질과 가격에 따라 합리적으로 제품을 구매해주는 시스템만 정착된다면 여성기업인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이 생겨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사장은 우리나라 여성기업인의 비율이 4% 남짓해 미국의 7분의 1에도 못미친다면서 여성기업인을 키우는 것이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최원룡 기자>최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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