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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눈물/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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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눈물/송영주 주간한국부 차장(여기자 칼럼)

입력
1998.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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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눈물을 보이는 일본남자들이 많아졌다. TV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 이웃나라 남자들의 눈물은 우리 마음까지도 괜히 불편하게 만든다.가장 가슴 뭉클했던 장면은 지난해말 일본 최대 증권회사인 야마이치(山一)증권의 노자와 쇼헤이 사장이 폐업을 발표하면서, TV시청자를 앞에 놓고「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며 쏟았던 눈물이었다. 또 월드컵본선에 진출했을때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일본 국가대표팀은 16강 진출이 좌절됐을때도 눈물을 쏟았다. 일본 참의원선거에서 참패한 자민당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도 사임의사를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던 일본 남자들의 잦은 눈물에 일본인 스스로도 놀라는 것 같다. 최근 AP통신은 일본인의 입을 빌어 일본남자들이 감정에 충실해졌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진단했다.

또 여자들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늘어난 남자의 가사와 양육책임이 남녀의 역할 경계까지 무너뜨렸으며, 아들을 보물단지처럼 다루는 엄마때문에 울보아들, 울보남자가 늘고 있다는 색다른 분석까지 내놓았다.

남성의 여성화라는 해석에 일견 수긍하면서도, 과연 일본 남자들이 이제까지 눈물 흘릴 일이 있기는 했었는가라는 생각부터 든다. 세계 최고의 경제대국을 향해 신나게 달리던 일본남자들이 이제야 좌절을 맛보고, 한꺼번에, 정말 오랜만에 눈물을 쏟고 있는 것이다. 조금씩 자주 울었더라면, 지금처럼 크게 우는 일은 없었을텐데.

흐느껴우는 일본남자를 보며, 정말 가슴저려 오는 대상은 그들 못지않게 울고 싶은 일이 많은데도 눈물을 꾹 참고 있는 한국남자들이다. 언제 갑자기 한국남자들도 한꺼번에 울음을 터뜨릴지 알 수 없지만, 눈물날 땐 참지 말자. 눈물은 사실 시원하다.

눈물은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건강에도 좋으니까. 다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우는 일은 피하자. 나약함은 일종의 전염병같아 주변인까지 기운빠지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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