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부총재 사퇴·지구당 물갈이 등 총리인준후 잠복 계파싸움 재연요즘 자민련 내부가 뒤숭숭하다. 총리인준이란 큰 숙제때문에 잠복해있던 중진들간의 갈등기류가 확산되면서 전운(戰雲)마저 감돌고있다. 계파와 지역등이 뒤얽힌 집안싸움은 주로 「자리」와 노선을 둘러싼 것이다.
우선 한영수(韓英洙) 부총재의 국회직 진출이 계파싸움의 도화선이 됐다. 김용환(金龍煥) 수석부총재등 김종필(金鍾泌) 총리 직계세력은 한부총재에게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긴 뒤 『국회직을 맡았으니 부총재및 서울시지부장 자리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JP직계들은 한부총재가 부총재직에서 물러날 경우 재선의 이인구(李麟求) 의원을 후임자로 임명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신민계 수장격인 한부총재는 『차라리 국방위원장직을 내놓는 한이 있더라도 선출직인 부총재는 포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신민계인사들은 『한부총재를 당무에서 배제함으로써 당을 JP와 김수석부총재 독주체제로 만들려는 발상』이라며 『강창희(姜昌熙) 의원등도 당직과 국회직을 겸임했었다』고 한부총재를 편들었다. 이에 JP직계들은 『국회직을 포함, 세 자리를 모두 차지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대다수 재선급 이상 의원들은 주류측의 이인구의원 부총재 임명안에 대해 『그럼 우리는 핫바지냐』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구당위원장 「물갈이」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박준병(朴俊炳) 총장은 『공정한 당무감사를 기초로 조만간 60여개 원외지구당 위원장을 교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민계 인사들은 『교체 대상자에 신민계 위원장들이 너무 많이 들어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 박철언(朴哲彦) 부총재는 『박태준(朴泰俊) 총재 중심으로 당이 운영돼야 한다』며 JP직계인사들의 전면 포진 움직임을 경계했다. 박부총재는 23일부터 TK지역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대구·경북 문화역사 기행」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내각제 추진 속도, 공동정부운영협의회 구성방안등과 관련, 박총재와 김수석부총재사이에 미묘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총리인준문제가 해결되자 그동안 꼭 닫아두었던 「판도라의 상자」가 서서히 열리는 형국이다.<김광덕 기자>김광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