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농성장 청소 등 ‘아픔씻기’… 경찰도 철수 서둘러『기자 여러분들도 다음주에는 이 곳을 떠날 수 있을 겁니다』
2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분위기는 중재단 관계자의 이 한마디로 압축됐다.
막판 대타결을 앞두고 사흘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현대자동차사태는 이날도 하루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노조측이 중재안 수용을 회사측에 촉구하면서 제시한 최종시한인 오후 5시를 넘겼으나 국민회의중재단과 회사측의 협상이 계속되자 한때 『협상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대타결의 대세를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으며 노조도 이날 밤 협상테이블에 앉아 막바지 절충에 나섰다.
현대자동차 노사와 국민회의 중재단의 협상이 계속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주변에는 타결소식을 기다리는 조합원들과 취재진들로 밤새 북새통을 이뤘다.
한때 경찰과 충돌직전의 긴박한 상황에는 4,000여명에 이르던 근로자들은 이날 2,500여명으로 줄었으며 오전부터 농성장주변을 청소해 이날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21일 밤 일부 조합원들이 노조대표의 정리해고수용에 강력 반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별다른 불상사없이 마무리됐다.
이에따라 17일부터 진입작전을 위해 페퍼포그차와 살수차 등으로 중무장한채 회사주변을 포위했던 경찰도 현재 정문에 1개중대만 남긴 채 대부분 철수를 서두르고 있고 주변 상가도 다시 가게를 열 준비를 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서도 노사대표간 줄다리기는 이날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한때 중재단이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을 알리자 회사측 김판곤(金判坤) 전무는 기자간담회를 자청, 『아직까지 변한 것은 없다』고 부인하는 등 양측이 마지막까지 실리를 챙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이기호(李起浩) 노동부장관이 울산공장에 도착, 회사측과 긴급협상을 벌인데 이어 협상장 밖에서도 그룹의 고위인사와 물밑접촉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중재단장인 노무현(盧武鉉) 의원도 이날 오후 『대타결 방향으로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말해 타결이 머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노사대표와 국민회의 중재단은 물론 이장관을 포함한 노동부 고위간부들까지 참여한 합동협상이 열려 노사 쟁점에 대한 막바지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협상중 회의장을 나온 국민회의 중재단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회사측이 당초 정리해고 인원을 460명에서 중재단이 제시한 250∼300명에 근접한 300명 이상으로 양보, 수정 제시했다』며 밝은 표정을 지어 대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시사했다.<울산=목상균·이태규 기자>울산=목상균·이태규>
◎경실련 등 공동성명/“노사 경제난 극복 협력을”
경실련 참여연대 환경련 등은 22일 현대자동차사태와 관련, 공동성명서를 내고 『현재의 대화가 이른 시간안에 타결돼 노사가 새로운 각오로 경제위기극복에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사 대타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노사 양쪽에 지지와 성원을 보낸다』며 『현대자동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은 올바른 노사관계의 확립과 경제운영, 사회개혁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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