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일 케냐와 탄자니아주재 미국대사관 테러사건에 대한 보복조치로 아프가니스탄과 수단의 테러 관련시설에 대한 폭격을 단행했다. 이는 「테러리스트에게는 성역이 없고 끝까지 추적해 응징하겠다」는 그동안의 다짐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지난 7일 발생한 양국주재 미국대사관의 테러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5,000여명이 부상당한 참사에 대한 응징이다.전격적인 이번 폭격은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아프가니스탄의 테러 관련시설과 수단의 화학무기공장의 파괴 및 반미테러를 이끌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재벌2세 오사마 빈 라덴등 테러리스트 제거에 목적을 두었다고 전한다. 현재 그 성과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이번 폭격으로 무고한 민간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고, 사태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테러집단이 미국인에 대한 새로운 테러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보복폭격을 통해 테러리스트를 응징하고 경고라는 예방조치를 취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동안의 중동사태는 보복행위가 테러근절이라는 성과보다 새로운 테러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사태발전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이 두나라를 예고없이 폭격한 것은 클린턴 대통령이 섹스 스캔들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국면전환용」이란 비판이 한쪽에서 일고 있다. 아무리 테러응징이란 명분이 좋아도 국제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지 못하면 슈퍼강대국의 오만과 폭력으로 비치고, 결국 이는 새로운 폭력을 부를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빈번히 발생하는 테러는 무고한 시민까지 무차별 학살하는등 잔인함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주에도 북아일랜드 오마시에서 발생한 테러로 어린이등 수많은 시민이 희생을 당한 바 있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화학무기까지 손에 넣으려 발버둥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 수단의 화학무기 물질 생산공장을 폭격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테러는 결코 문제해결의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를 해결수단으로 삼으려는 테러집단이 줄지 않고, 이를 지원하는 나라도 적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테러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공동대응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의 문화와 습관 및 생각등에 대한 이해부족이 충돌을 빚고, 결국 이것이 테러와 보복이란 악순환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강대국이나 테러지원국 및 테러집단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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