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공간 멀리서 찍은 지구의 모습은 아름답고 신비하다. 양쯔강의 대홍수, 파푸아 뉴기니의 해일, 굶주려 죽어가는 수단 어린이의 처참한 모습, 태평양에 휘몰아치는 태풍, 산사태로 잘려나간 벽제 공동묘지의 흉터같은 것들이 보이지 않는다. 지구는 그저 하얀 구름띠에 휘둘린 푸른 행성일 뿐이다. 그위에 수도 없이 많은 종류의 생명체가 숨쉬고, 60억 인간이 저마다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며 사는 모습을 상상하면 경이로운 일이다.■지구에도 리듬이 있다. 기상이 변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인간의 적응범위안에 있는 리듬의 변화가 있는가 하면 화산이 폭발하고 지진이 발생하는 것처럼 돌발적인 것도 있다. 지구는 수십억년을 살아오며 자신의 리듬에 적응못하는 생명체를 내쫓았다. 인간사회에 세대교체가 일어나듯 지구는 끝없이 생태계를 교체했다. 우리 인류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 지구 리듬의 변화는 매우 느리지만 그 위력은 상상할 수 없이 강하다.
■올해 양쯔강 대홍수와 한반도의 「게릴라 폭우」를 일으킨 엘니뇨현상으로 지구촌 곳곳에 비명소리가 요란하다. 물과 공기의 흐름을 크게 변화시켜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모든 기상변화의 위력이 증폭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때문에 엘니뇨현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인간의 환경파괴에 혐의를 두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 국립해양대기청은 인류가 기상관측을 한 118년동안 지난 7월의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 해마다 7월 평균온도가 계속 높아져 왔다. 대기가 더워지는 것은 분명한 모양이다.
■오늘보다 내일, 나보다 내 자손들이 더 풍요롭게 살도록 만들겠다며 지구환경을 변화시키는 인간에게 지구는 『왜 스스로 무덤을 파느냐』고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공상과학소설가 마이클 크라이턴은 「쥬라기 공원」에서 『모든 전문가들이 지구가 곤경에 처해 있다고 하지만 곤경에 처해있는 것은 인간이다』라고 말했다. 엘니뇨의 위세앞에서 한번 곱씹어보게 되는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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