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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취지 무색한 ‘통합방송위’/국민회의 새 방송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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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취지 무색한 ‘통합방송위’/국민회의 새 방송법안

입력
1998.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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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보다 되레후퇴” 비난국민회의의 통합방송법(가칭)안이 규정한 방송위원회의 위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 정부가 천명했던 「방송 완전 독립」의 의지를 퇴색시키는 조항이 들어 있어 방송의 권력종속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위원장의 신분, 조직과 운영의 법적 근거, 위원회 내 공무원직원에 대한 조항이다.

국민회의 안은 위원장의 신분을 「중앙관서의 장」으로 명시했다. 「정부로부터의 독립」과는 명백하게 배치된다. 국민회의측은 『헌법기관인 국회, 대법원, 헌법재판소 등은 예산회계법상 독립기구』라며 『방송법에 설립근거를 둔 방송위원회는 해당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방송전문가들은 「독립기관의 장」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중앙관서의 장」은 예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방송법에 방송위원회의 성격을 「독립규제위원회」로 규정하면 위원장의 신분은 독립기관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해왔다.

국민회의 안은 「방송위원회의 조직과 운영을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방송법의 「…위원회의 규칙으로 정한다」보다 후퇴했다는 평이다. 헌법기관이 아니더라도 독립적 지위가 강조되는 대부분의 기구는 조직과 운영을 자체 규칙으로 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사무처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소한의 공무원을 둘 수 있다」는 내용도 저해요소로 지적된다. 공무원을 의사결정체계에 관여하게 한 것은 독립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 방송법에서 통합방송위원회(가칭)가 방송행정사무와 방송의 심의 등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방송총괄기구로 거듭나지만 독립성이 명료하지 않으면 제2의 공보처를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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