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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라토리엄 파장(社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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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라토리엄 파장(社說)

입력
1998.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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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모라토리엄(외채 지불유예)선언과 루블화 평가절하로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외채지불을 90일간 유예하고 루블화 변동폭을 확대하여 33.7%를 평가절하한 「러시아발 금융위기」는 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IMF구제금융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러시아의 모라토리엄선언과 루블화 평가절하는 천연가스 등의 국제가격 인하로 인한 외화소득 감소, 세수부진에 따른 재정적자, 늘어나는 단기외채의 채무상환 요구로 인한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붕괴로 이미 예견돼 왔었다. 그러나 러시아의 전격적인 선언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사태를 지켜보던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일본 엔화의 폭락, 중국위안(元)화의 평가절하와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세계경제를 뒤흔들 3대 불안요소로 지적돼 왔었다. 그중 어느 하나라도 현실로 나타날 경우 나머지 두 개의 불안요소도 상승작용을 일으켜 국제경제를 뒤흔들 것으로 우려됐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그같은 증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러시아 사태로 우리도 경협차관, 국내 금융기관의 러시아 투자 및 국내기업의 투자등 도합 30여억달러의 환수 차질 및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전자, 자동차 등의 수출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러시아에 많은 채권이 물리게된 독일등 유럽 여러나라들이 신인도가 추락한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에 대한 채권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여 우리의 외자도입에 차질이 예상된다.

러시아 경제의 붕괴는 러시아 공산당등 보수세력 등장의 빌미가 되어 자칫 국제정치 및 경제의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독일등 선진 7개국(G7)은 러시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한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도 금융개혁은 물론 세제개혁을 서둘러 경제회생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선진국들이 지원한다 해도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제 국제금융계의 관심은 아시아로 쏠리고 있다. 러시아위기는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촉발제가 된데다 아시아각국은 그렇지 않아도 엔화의 약세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경이 없는 시대를 맞아 파장을 피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그 충격을 최소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러시아 사태를 교훈삼아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금융구조조정등 각종 개혁조치를 서둘러 한국은 동남아 각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대외신인도를 높여 가용외환보유고를 늘려 나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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