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일만에 서리 꼬리를 뗀 김종필(金鍾泌) 총리는 18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임명장을 받은 직후 국회시정 연설 대독으로 총리업무를 시작했다. 71년 6월부터 4년 6개월간 총리를 역임했던 김총리로서는 23년여만에 총리자격으로 국회연단에 다시 선 것이다. 김총리는 감회가 깊은 표정으로 『총리로 있는 동안 총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찾아서 할 것이고 해서 안될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짧게 소감을 표명했다. 『인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는 의례적인 인사말이 나올 법 했으나 「감사」라는 말은 끝내 입에 올리지 않았다. 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서는 『총리공관으로의 이사는 천천히 할 예정』이라며 특유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김총리는 오후에 국민회의와 자민련, 한나라당 당사를 잇따라 방문했다. 먼저 국민회의에서 수해를 화제로 환담했고 자민련을 방문해서는 『공동정부운영협의회는 약속한 사항이니 만큼 양당이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정부운영협의회문제는 급할 게 없다는 전날 발언과는 다소 다른 어법이었다. 한나라당 방문에서는 부드러운 분위기였지만 뼈있는 대화도 오고갔다. 김총리가 이기택(李基澤) 총재권한대행에게 『어제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인사하자 이대행은 『경륜을 바탕으로 국난을 극복해달라』고 화답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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