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史는 질병·전쟁의 역사”/황상익 ‘문명과 질병…’로마제국·중세유럽 몰락 등 질병이 바꾼역사 근거제시/美 다이아몬드 ‘총,균,쇠’전쟁이 낳은 세계 불평등구조 명쾌하게 분석 퓰리처상 영예『인류역사는 질병과 전쟁, 그 극복과 좌절의 역사이다』.
역사를 너무 편협하고 어둡게 본다고 공박할지 모르지만 이 말만큼 인류사의 진실을 표현한 것도 없다. 인간존재를 뿌리부터 위협하는 질병과 전쟁이야말로 실제적인 역사의 동인이었다.
황상익(46) 서울대 의대 교수의 「문명과 질병으로 보는 인간의 역사」(한울림 발행)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의대 교수인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문학사상사 발행)는 바로 이 관점에서 인류사를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며 쓴 책이라는 점에서 요즘 유행하는 흥미유발 차원의 문명사 서적과는 구별된다.
황교수는 『끔찍한 전쟁들은 질병이 인류에게 주어온 고통에 비하면 오히려 사소한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스 도시국가와 로마제국 멸망은 역병의 만연 때문이었고, 중세유럽을 끝장낸 것이 페스트(흑사병)였다는 것은 공인된 사실이다.
영국 산업혁명이 가져온 결과는 기능공 등 하층계급의 평균수명이 15세에 불과하다는 암울한 사실이었다. 20세기의 역병 인플루엔자는 전세계적으로 2,500만명의 사망자를 낳았고, 에이즈와 동성애 문제는 인류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함께 인간의식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황교수는 장황한 설명보다 「펠레폰네소스 전쟁사」 「데카메론」 등 고전에 나타난 역사 각 시기의 생생한 상황과 최신 통계를 제시하며 질병의 무서움을 입증한다.
「총, 균, 쇠」는 인간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파헤친 「제3의 침팬지」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최신작. 저자는 1만3,000년 전 지리적 조건이 어떻게 인류역사에 영향을 미쳤나부터 밝히면서 책 제목 그대로 질병과 무기, 그를 사용한 전쟁이 현대세계의 불평등을 어떻게 구조화했는가를 분석한다. 『선진화한 사회들은 어떻게 문자 기술 정부형태뿐만 아니라 사악한 병원균과 강력한 무기들을 개발, 대량학살과 질병유입을 통해서 다른 민족을 희생시키며 영토를 확장했는가』하는 것이 그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97년 퓰리처상(논픽션 부문)과 영국 과학출판상을 받았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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