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탁금·대의원 지명권 등 각계파 사안마다 입씨름국회 정상화에 맞춰 재점화된 한나라당 총재경선전이 치열한 신경전으로 치닫고 있다. 출사를 목전에 두고 열린 18일의 당무회의는 후보진영간 「다리걸기」 각축장이었다. 총재선출 규정 개정안 확정을 위해 열린 회의는 각 사안마다 후보진영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바람에 입씨름으로 시종했다.
김덕룡(金德龍) 전 부총재가 경선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회의는 초반부터 난기류에 휩싸였다. 김전부총재는 ▲권역별 3∼5회의 토론회 개최 ▲대의원 교체 중지 ▲과도한 후보 기탁금 철회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놓았다. 『대의원 접촉기회를 봉쇄하고 위원장 독단으로 대의원을 교체할 수 있는 현행 규정은 잘못됐다. 2억원의 기탁금도 선거공영제의 취지에 어긋나는 과도한 부담이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전부총재는 회의장 밖에서 이기택(李基澤) 총재대행을 따로 만나 『2억원을 내야한다면 돈이 없어서라도 출마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김전부총재의 요구사항은 한결같이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의 반사이익 챙기기를 겨냥한 것이었다.
전국구 의원의 전당대회 대의원 지명권 부여를 둘러싸고도 각 후보진영은 날카롭게 대립했다. 전국구 의원 20여명이 연기명으로 대의원 추천권을 요구한데 대해 이한동(李漢東) 전 부총재계의 현경대(玄敬大) 의원은 『당헌당규에 위배된다』며 극력반대했다. 반면 전국구 의원 확보에서 우위에 있는 이명예총재계의 변정일(邊精一) 의원은 『대의원 충원은 당헌당규상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김전부총재가 『편법으로 대의원 추천권을 주는 것은 잘못』이라며 현의원을 거들었다. 회의가 난항을 거듭하자 이대행은 『20일 당무회의를 다시 열어 논의하자』며 산회 방망이를 두드렸다.
이날 회의는 이명예총재진영이 나머지 세 진영의 공세를 철저히 무시하는 「무대응·무관심」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대한 세 진영측의 대각(對角) 세우기 전술이 집약표출된 자리였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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