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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不渡­국내 금융시장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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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不渡­국내 금융시장 파장

입력
1998.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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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위안貨 ‘절하불똥’ 더 걱정/30억弗 이미 ‘부실’ 간주/한국 포함 亞 신흥시장/신뢰도 추락이 더 악재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이 러시아만의 위기로 끝난다면 우리나라의 금융피해는 충분히 감당할 만하다.

4월말 현재 국내 금융기관들의 대러투자는 구 소련에 제공했던 경협차관 원리금 17억5,800만달러, 종금사 등이 고수익고위험투자로 집중매입했던 루블화표시채권 10억2,000만달러, 대출금 1억4,000만달러등 30억달러가 채 안된다. 기업의 직접투자를 포함한 투자총액은 31억7,100만달러에 달한다.

정부 경협차관은 이미 연체에 연체가 붙어 「반쯤은 떼인」 상태고 민간여신 역시 오래전부터 부실채권으로 간주됐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러금전손실은 국내금융시장 및 금융기관 회계에 반영된 상태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 같다는데 있다.

이상헌(李相憲)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사무소장은 『유럽의 주요금융기관들은 이번 모라토리엄 선언이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블화 위기는 세계적 금융위기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며 따라서 러시아가 속해있는 아시아 및 개도국으로 빠르게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 태국 인도네시아등 동남아나 대러투자가 많은 일본의 통화가치를 더 악화시키고 특히 중국 위안화의 평화절하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우려된다.

한 외환딜러는 『과연 90일후에 모라토리엄이 끝날수 있을런지는 극히 미지수』라며 『달러공급우위기조속에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사태는 계속될 경우 일본엔화나 중국위안화의 위기를 가중시켜 국내 외환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사태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신뢰도추락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국내금융시장안정에 큰 악재』라고 지적했다.<이성철 기자>

◎국내 실물부문 파장/1억弗 규모 기업투자 당장 회수는 힘들어/수출엔 악영향 우려

러시아의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대러 교역·투자등 산업계 전반에 큰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현지판매법인과 생산시설을 가동중인 투자업체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전망이다.

당장 현지진출 국내 기업들의 투자대금 회수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산업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의 대러시아 투자규모는 신고액 기준으로 6월말 현재 134건 2억3,300만달러에 달하지만 실제 투자액수는 90건 1억2,800만달러다. 진출기업은 189개사로 추산되며 대표적 투자사례는 현대건설 등 현대그룹 3개사가 블라디보스토크에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대리바트가 같은 장소에서 원목개발사업에 1,600만달러를 투자한 상태다.

한러 수교이래 92년 8억5,000만 달러로 시작된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33억달러로 확대됐지만 최근 들어 축소되는 추세. 올상반기 대러시아 수출은 7억2,000만 달러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0%정도 축소됐다. 주요 수출품목은 컬러 TV 승용차 식품 비디오테이프등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 기업들의 대러시아 수출이 거의 불가능하게 돼 전체 수출목표달성에 차질이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러시아의 신용도등을 감안, 우리 기업들이 지금까지 현금을 받고 수출을 해 왔기 때문에 수출미수금 발생 등의 피해는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체가 현지에서 가동중인 공장은 없지만 상당수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을 겨냥, 인접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에 공장을 대거 진출시킨 상태이며 자동차 전자등 주요업종 대부분이 러시아 현지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매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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