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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우리도 한국기업)

입력
1998.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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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5,000만弗투자 외자유치 ‘물꼬’/사옥구입·금융社 설립·벤처기업 투자/국내 대학들에 정보통신 설비 지원도HP는 1939년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팩커드가 차고에서 공동설립한 세계최초의 벤처기업이다. 이들이 연구를 했던 차고는 미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의해 「실리콘밸리의 탄생지」라는 이름의 역사적 기념명소 제976호로 지정됐다. 레이저 및 잉크젯프린터와 계측기 분야에서는 판매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429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미국기업중 14위를 차지했다.

HP 한국지사인 한국HP(대표 최준근·崔埈根)는 84년 삼성전자(45%)와 HP(55%)의 합작에 의해 자본금 81억원으로 설립됐다. 이중 삼성전자의 지분 45%를 올해 5월 1,600만달러에 사들여 100% HP 단독출자회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8,986억원으로 정보통신분야에서 국내진출한 외국기업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HP는 일반인들에게 잉크젯프린터로 유명하지만 PC 계측기기 의료장비 전자부품 비파괴분석기 등 다양한 제품을 다루고 있다. 이밖에 고가의 정보통신 장비대여사업과 각종 제품에 들어가는 전원공급기 등도 만들고 있다. 특히 서울 가산동에 위치한 전원공급기공장은 전세계에 나가 있는 16개의 HP지사중 유일한 전원공급기 생산시설로 연 1만8,000대의 제품을 세계 각지에 수출하고 있다.

HP는 올해 3월 루이스 플랫회장이 한국을 방문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만나 2억5,000만달러의 투자계획을 발표해 정보통신분야에서 외자유치의 물꼬를 텄다. HP는 이 가운데 1억달러를 들여 사옥을 구입하고 자본금 2,000만달러는 HP금융회사를 설립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며, 3,000만달러는 국내벤처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1억달러는 단기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사옥은 3, 4군데 후보지중에서 약 800억원 가량의 여의도 H증권건물쪽으로 압축되고 있으며 계약이 완료되는대로 9월께 이전할 계획이다. 국내외환관리 관련법규가 개정되는대로 HP금융회사를 발족시켜 국내벤처회사에 대해 투자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HP는 최근 포항공대에 10억원 상당의 장비를 기증해 슈퍼컴퓨터센터를 설립했으며, 서울대 광운대 한양대 한국과학기술원 등에 190억원어치의 전자장비설계용 소프트웨어를 기증하기도 했다.

한국HP 최사장은 『올해 국내 정보통신시장은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HP는 전자상거래와 금융권 통폐합에 따른 전산화작업에 비중을 두고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10% 이상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HP는 시장상황이 어려워도 자연감소되는 인원외에 강제해고는 절대 없다』고 덧붙였다. 사람이 재산이라는 회사 창업주들의 경영철학 때문이다.<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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