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결손처리… 상반기 순손실 총 4兆로 불어나/金 전 회장 등 경영진들 변칙장부처리 은닉/담당회계법인 조사… 주주들 소송따를듯김선홍(金善弘) 전 회장을 비롯한 기아자동차의 전(前) 경영진들은 부실이 확실한 채권을 정상적인 외상매출로 처리하는 등 회계를 조작해 3조원가량의 적자를 숨겨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증권감독원이 기아자동차의 회계감사를 3년여동안 맡아온 C회계법인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를 모르고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이 전 경영진과 회계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16일 증권거래소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올 상반기 매출부진과 금융비용 증가로 1조2,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으나 그동안 장부에서 누락됐던 결손이 3조원가량 드러나 모두 4조2,352억원의 당기순손실(적자)을 기록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아자동차는 매출액이 지난해 상반기 3조3,896억원에서 2조3,471억원으로 1조원가량 줄어든데다 환율·금리상승에 따른 환차손, 이자비용 증가로 올 상반기에만 1조2,000억원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그러나 전년도까지 손실처리되지 않았던 특별손실이 3조원가량 발생, 총 당기순손실이 4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측(새 경영진)은 반기보고서에서 3조원의 특별손실이 발생한 이유를 회계처리상 「오류수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아자동차의 전 경영진들이 지난해말까지 부채보다 자산이 1조원가량 많다고 주장해왔으나 최근 자산·부채실사 결과, 부채가 자산보다 3조3,000억원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받지못할 부실채권을 정상적인 매출채권으로 처리하는 등 변칙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3조원가량의 결손을 누락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C회계법인이 기아자동차에 대한 회계감사를 3년동안이나 맡아오면서 3조원의 결손을 몰랐다는 것을 단순히 과실로 보기는 힘들다』며 『이에 대해 증권감독원이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최근 추진되고 있는 기아자동차 입찰에서 입찰참여자들에게 이미 3조원의 은닉적자를 알려줬기 때문에 입찰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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