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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연방대배심 CCTV 증언/“性관계 일부 시인” 말 바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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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연방대배심 CCTV 증언/“性관계 일부 시인” 말 바꿀듯

입력
1998.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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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재민 특파원】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17일 오후 1시(한국시간 18일 오전 2시) 연방대배심에서 형사피의자 신분으로는 미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르윈스키와의 섹스스캔들에 대해 증언한다. 미 언론들은 클린턴이 백악관과 연방대배심간 CCTV(폐쇄회로)로 생중계되는 증언에서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가졌음을 시인할 것이지만 위증혐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관계자들은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inappropriate)」 또는 「온당치 못한(improper)」 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은 증언을 앞두고 부인 힐러리 여사에게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고백했다고 측근들이 말했다. 한편 클린턴은 증언을 마친 뒤 대국민 성명을 발표,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거짓말을 한 데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으로 알려졌다.◎증언 방식/백악관서 연방법원 생중계/검사·배심원 보충질의 가능

클린턴은 백악관내 사저(私邸)구역인 일명 「맵 룸」(Map Room)에서 증언한다. 현직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형사피의자 자격으로 특별수사의 신문을 받게 되는 이 방은 2차대전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이 전쟁상황실로 사용한 방.

일반인과는 달리 클린턴은 데이비드 켄들 등 3명의 사선 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특별검사측에서 케네스 스타 검사가 직접 백악관에 나타날 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신문은 전례에 따라 스타검사가 선발한 보조검사 3명이 전담할 예정. 증언 상황은 폐쇄회로 TV로 촬영돼 백악관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워싱턴 연방법원으로 생중계, 23명의 대배심원들이 지켜본다. 배심원들은 전화나 인터폰을 통해 클린턴의 증언에 대한 보충 질의를 검사에게 할 수 있다.

TV 중계는 백악관의 통신을 전담하고 있는 군파견요원들이 맡아 워싱턴 시내에 깔린 광섬유통신망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법원으로 일방(一方)송출한다. 방송사 등의 도청을 방지하기 위해 백악관 통신팀은 TV 신호를 암호화해 보낼 예정이다.

◎증언 핵심/“부적절한 관계” 인정/“위증·위증교사는 강력 부인

한가지 분명한 것은 연방대배심이 지켜보는 이번 증언이 후일 위증으로 밝혀졌을 경우 클린턴은 심각한 법적·정치적 사태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백악관 주변에서는 클린턴이 「약간의 성적 관계」를 시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신문들은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단순한 우정을 넘어선 관계를 시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제까지 성관계를 부인해 온 기조를 유지하되 일부 「부적절한 관계」(inappropriate relation)를 인정할 것이라는 얘기다.

구체적으로는 르윈스키와의 성교(性交)는 없었지만 오럴 섹스 등 「성적 접촉」은 시인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클린턴이 폴라 존스 성희롱 사건재판에서 했던 증언으로부터 법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있어 위증죄가 구성되기 어렵다고 백악관의 법률참모들은 건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위증교사 등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할 것이 틀림없다.

◎후속 절차/현직대통령 기소 여부/대배심 아닌 의회서 결정

클린턴에 대한 조사는 일단 17일 하루로 끝날 예정이다. 통상 연방대배심은 검사의 수사종결과 더불어 피의자에 대한 기소여부를 다수결로 정하게 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는 좀 다르다. 비록 헌법규정은 없지만 현직대통령에 대해 형사기소를 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지배적인 해석이어서 클린턴의 운명은 연방대배심이 아니라 의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스타 검사는 9월중 이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게 된다. 이 보고서에서 어떤 의견을 제시할 지는 모르나 무혐의 의견이 아닌 이상 의회는 보고서 내용에 따른 조사 및 탄핵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대국민 연설/국민에 증언내용 공개/‘거짓말’ 사과 이해구할듯

이번 증언에서 클린턴이 말을 바꾸어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하면 당장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때문에 클린턴은 증언이 끝난 직후 직접 TV에 나와 대국민연설을 하거나 아니면 성명을 발표, 국민의 이해를 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방대배심에서의 증언내용은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도록 돼있지만 증언을 한 사람이 스스로 그 내용을 밝히는 것은 허용돼 있다.

클린턴이 이번 증언에서 입장을 바꿀 경우 스스로 그 내용을 국민에게 밝히는 정공법으로 나선다는 추측이다. 미국민의 대다수가 클린턴의 성추문 사실을 믿고 있으면서도 탄핵은 원치 않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힘입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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