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17일 대배심 CCTV 증언/클린턴힐러리 자문하에 ‘답안’ 암기·모의증언 등 백악관 사저서 도상연습/스타‘비장의 증거’ 토대 성행위 구체적 질문 등 클린턴 옥죄기 박차대결전의 날. 17일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에 대한 대배심 CCTV(폐쇄회로TV)증언에서 대통령과 특별검사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두 사람의 운명, 더 나아가 미국의 장래에까지 이번 대배심 증언은 중요한 고비다. 미국의 눈과 귀는 온통 클린턴의 증언과 스타 검사의 추궁에 쏠려 있다.
두 사람은 치밀한 대책을 마련중이다. 형사피의자 자격으로 대통령이 증언에 나서는 사상초유의 사건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양 진영은 비밀리에 모의증언과 질의연습까지 벌이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워싱턴의 잘 나가던 변호사였던 부인 힐러리의 자문을 받아가며 3명의 변호사의 지휘 아래 백악관내 사저(私邸)구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클린턴 진영의 「도상연습」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현재로선 클린턴이 여전히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부인할 지, 아니면 솔직히 시인하고 대국민사과를 할 지 변호사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들은 백악관 출입일지, 대통령 근무 및 약속기록, 전화메시지 등 수천가지의 자료를 토대로 특별검사측의 예상질문서를 만들어 모의 증언연습을 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질문에 대해서는 후일 법률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모범답안을 외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또 증언 당일 클린턴이 짙은 감청색 양복을 입을 것에서부터 실내장식 등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각본을 짜고 있다.
정치인 가운데 누구보다도 TV출연에 능숙한 클린턴이지만 변호사들은 『시선을 TV 카메라에 고정한 채 대답은 간결하고 또 단호하게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특별검사측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수사과정에서 수집한 물적 증거와 관계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수많은 함정을 만들어 놓고 대통령이 걸려들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다.
스타 검사가 직접 나서지 않고 그의 수사팀 검사들이 담당할 심문은 일반적인 사항에서 시작, 점차 구체적으로 파고들 전망이다.
처음에는 『언제 처음 르윈스키를 만났느냐』는 식으로 출발하지만 막판에는 르윈스키가 연방대배심 증언 때 묘사한 성행위의 구체적이고 낯뜨거운 부분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특별검사측의 최대 전략은 클린턴이 응답과정에서 서로 모순되거나 증거와 상반되는 증언을 할 경우 비장의 증거자료를 토대로 클린턴을 단번에 허물어뜨린다는 것이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클린턴 변호 ‘삼총사’/켄달·캔터·베넷 클린턴과 오랜 인연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 스캔들의 파고를 헤쳐가는 데 조타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데이비드 켄달(53), 미키 캔터(58), 로버트 베넷(58)등 변호사 삼총사. 힐러리 선장(船長)의 보호 아래 외부는 물론 백악관 비서실 참모들로부터도 독립된 상태에서 이들은 폴라 존스 사건에서부터 줄곧 클린턴의 잇단 성추문사건을 방어해 왔다.
우선 힐러리와 예일대 법과대학원시절부터 친구인 켄달은 이번 사건의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윌리엄즈 앤드 코널리」라는 로펌의 파트너인 켄달은 93년 화이트워터 사건이 터지자 클린턴 부부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역시 클린턴 부부의 오랜 친구이자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상무장관을 지낸바 있는 캔터는 1월 르윈스키 사건이 불거지면서 해결사로 긴급 투입됐다. 삼총사중 마지막 인물인 워싱턴의 거물 변호사 베넷은 공화당 집안이면서도 클린턴 의 변호를 맡아 폴라 존스 사건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인물. 그는 폴라 존스 사건재판 때부터 이미 르윈스키를 비롯한 다른 여성들과의 스캔들 방어에 개입했다.
◎연방 대배심 구성은/23명 무작위 추출/흑인·여성이 압도적
클린턴과 스타 검사의 법정 공방을 지켜보는 심판들은 바로 워싱턴 DC의 연방대배심.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있느냐의 헌법 논란이 있지만 이들 배심원에게는 원칙적으로 클린턴을 위증 및 위증교사 등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 있다. 이들 23명의 배심원 신분은 철저한 보안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연방대배심에서 증언을 한 사람들에 의하면 이들은 12명의 흑인 여성, 6명의 백인 여성, 2명의 흑인 남성, 3명의 백인 남성으로 구성돼 남성보다는 여성이, 백인보다는 흑인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인 명부, 운전면허기록 등을 토대로 워싱턴 DC에 거주하는 성인가운데 무작위로 선출된 연방대배심은 23명 중 16명 이상이 출석해야 증언을 청취할수 있으며 12명 이상의 찬성으로 피의자를 기소할 수 있다. 일주일에 두차례 모이는 배심원의 임기는 2년이며 본인의 경제적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을 법원에 요청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