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리 소설 ‘가족시네마’ 日語 영화로 제작 화제/국내 처음… 상영허가 주목「301·302」「학생부군 신위」 등 난해하고 매력적인 영상언어로 한국영화의 지평을 넓혀 온 박철수 감독이 일본 나라(奈良)에서 또 한번의 충격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나오키(直木)상」과 함께 일본 최고권위를 자랑하는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한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柳美里)씨의 「가족시네마」를 영화로 담아내는 작업이다. 19일 첫 촬영을 앞두고 현재 나라에서 합숙연습이 한창이다.
작가 자신을 모델로 재일동포 가정의 가족붕괴와 구성원들의 방황, 화해 모색을 그린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살릴 영화는 「한국영화」로는 처음 일본어 대사로 채워진다는 점에서 우선 화제가 되고 있다. 재일동포의 「생활어」로 생생한 모습을 전한다는 발상은 신선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 대중문화 개방시대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당연한 시도일 수도 있다.
지난해 「피와 뼈」로 「야마모토 슈고로(山本周五郞)」상을 받은 현역 최고의 재일동포 작가인 양석일(梁石日)씨가 아버지 역을 맡고 유미리의 친동생으로 성인물 배우를 거쳐 현재 영화배우로 활동중인 유애리(柳愛里)씨가 언니역을 맡는 것도 화제다. 어머니역으로 일본의 중견배우인 이사야마 히로코를 기용하는 등 많은 일본 배우들을 참여시켜 한국 감독과 재일동포·일본 배우의 합작을 시도했다. 9월 중순 촬영을 마치고 한국과 일본에 동시 배급할 예정.상영허가 등 귀추가 주목된다.<도쿄=황영식 특파원>도쿄=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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