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수형자 79명 식비 등 고려 ‘IMF 사면’/벌금 등 960억원 납부/전낙원씨도 복권○…박노해씨의 부인 김진주(金眞珠)씨는 사면 결정소식을 듣고 『지난 8년동안 옥바라지를 하면서 한 순간도 마음편할 날이 없었다』며 『남편이 준법서약서를 제출하긴 했으나 앞으로도 운동가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89년 백태웅(白泰雄)씨와 약혼, 옥바라지를 해온 전경희(全慶姬·36)씨는 86년 운동권 서적을 주로 출간하던 녹두출판사에서 만나 지금까지 동지애와 사랑으로 편지 500여통을 주고받으면서 수감생활을 견뎌왔다.
부천에서 양친 부모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전씨는 백씨가 석방되는 대로 결혼식을 올릴 꿈에 부풀어 있다.
○…이번 사면에선 전국의 외국인 수형자 147명중 절반이 넘는 79명이 사면됐다. 이처럼 외국인사범이 내국인사범에 비해 파격적인 사면혜택을 받게된 것은 IMF때문이었다. 가뜩이나 교정시설이 수용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상황에서 외국인 수형자의 경우 식비 등의 비용이 적지않게 든다는 것.
우리나라 최초의 외국인 사형수인 파키스탄인 아미르 자밀(30)과 모하마드 아지즈(37)씨는 천주교인권위원회(위원장 김형태·金亨泰 변호사)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93년 5월 동료를 살해한 죄로 광주교도소에 수용된 이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구명을 소망하는 절절한 사연을 김수환(金壽煥) 추기경 앞으로 보냈고 김추기경의 지시에 따라 천주교인권위원회의 구명운동끝에 이번에 사면혜택을 받게 됐다.
○…85년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의 김성만(金聖萬)씨등 13∼14년동안 복역했던 공안사범들도 풀려나게 됐다. 91년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의 세계 양심수 30인에 포함됐던 김씨는 89년 미 의회가 대통령에게 석방을 요청했던 인물이다.
또 카지노업계의 대부 전낙원(田樂園·70·파라다이스그룹 명예회장)씨는 960억원의 벌금 및 추징금을 모두 납부한 점이 감안돼 형선고실효와 함께 복권됐다. 930억원의 어음을 부도내 복역중인 덕산그룹 박성섭(朴誠燮·49) 회장도 형집행정지로 풀려난다. 전언론사 간부 김중기(金重冀)씨는 복권됐다.
○…사채업계의 큰손 장영자(張玲子·54)씨도 사면대상에 포함돼 논란을 일으켰다. 장씨는 장기복역으로 발생한 협심증, 골반염증 등의 질병으로 건강을 해쳐 형집행정지로 석방하게 됐다는 것이 법무부의 논리지만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대화합」이라는 사면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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