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즉각협상’ 제안에 李 대행 틀어 ‘정상화’ 지연국회정상화가 끝내 17일로 미뤄졌다. 14일중 총리인준동의안 처리를 해 줄듯 했던 한나라당이 마지막 순간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박희태(朴熺太) 총무의 「제안」형식으로 ▲법적문제 등 제반이견을 뛰어넘어 일대 정치적 타결로 국회를 정상화하고 ▲즉각 원구성 협상을 시작, 타결되면 곧바로 인준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의총 뒤 김철(金哲)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식발표했다.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다. 김대변인이 브리핑을 위해 의총장을 빠져나온 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기택(李基澤) 총재대행이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으므로 서두를 필요가 있겠느냐. 3당총무가 만나 사진 찍으면 국민에 대한 도리는 다한 것 아니냐. 상임위 구성 등 당내 문제도 있고 하니 17일 원구성을 하고 18일 총리인준안을 처리하자』고 비틀어버린 것이다. 마침 점심시간이 중간에 끼는 바람에 이대행과 김대변인의 의사전달 공백상태는 오후 2시까지 계속됐고, 이바람에 박준규(朴浚圭) 국회의장은 여당총무들에게 『오후2시 의장실에서 총무회담이 열린다』고 통보했다가 취소하고 본회의도 산회해버리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그동안 원구성 문제를 둘러싸고 여러차례 불협화음을 노정했던 이대행과 박총무는 이날도 따로 노는 모습을 연출했다. 박총무는 기자들이 『이대행이 왜 최종순간 그런 결론을 내렸느냐』고 묻자 『연작(燕雀)이 대붕(大鵬)의 뜻을 어찌 알겠느냐』고 쓴 입맛만 다셨다. 이대행의 뒤틀기는 특유의 「자존심」지키기라는 게 당내 일반론이다. 이것저것 다 벗어주긴 했지만 남의 잔치에 들러리까지 서기는 싫고, 최소한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의 모양새는 구겨놓고 넘어가야겠다는 오기가 발동했다는 얘기이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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