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개정판 발간『이 신조어들을 아십니까? 이중 절반이라도 이해한다면 당신은 21세기를 앞둔 첨단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인이라고 자부해도 될 것입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 옥스포드 대사전에 신조어 2,000여 단어가 새로 수록됐다. 13일 영국에서 발행된 개정판은 70여년 만에 나온 것. 개정판에는 35만 어휘가 수록됐고,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있거나 비하적이고 성차별적인 단어까지 포함됐다. 6년간의 개정판 작업에는 세계 각국의 언어학자 90여명이 공을 들였고 비용도 500만달러(65여억원)가 들었다.
새로운 어휘는 대중문화 스포츠 정치 컴퓨터 음식 등 분야에서 많이 등장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성공했던 풀 몬티(full monty)는 모든 것(full amount), 또는 다 벗는다는 뜻으로 실렸고, 블레어신도(blairite·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지지자), 블레어리즘(blairism)이란 말도 등장해 그의 인기를 말해줬다. 도시락(lunch box)이라는 단어는 남성의 성기를 풍자적으로 뜻한다. 대도시의 교통체증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도로분노(road rage)란 단어로 등장했다.
컴퓨터에서 나온 말로는 컴퓨터에 지나치게 열중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마우스 포테이토(mouse potato)가 대표적이다. 소파에 앉아 감자칩을 먹으며 TV만 보는 사람을 가리키는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를 본뜬 말이다. 통신언어인 LOL(laugh out loud·나 크게 웃고 있어요)도 실렸다. 밀레니엄 버그(millenium bug·2000년도 인식오류)도 당연히 게재됐다.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전자애완동물 키우기 게임인 다마곳치(tamagotchi)도 실리는 영광을 안았다.
동남아 등의 섹스관광(sex tourism)도 정식으로 옥스포드 사전에 게재돼 세태를 풍자했다.
신종어 소개 외에도 옥스포드 사전 개정판은 언어 사용에 대한 충고도 곁들였다. 예를 들어 블랙(black, 흑인)이나 화이트(white, 백인)는 괜찮으나 여류시인(poetess)이나 여류작가(authoress)라는 단어를 쓰면 성차별론자가 된다는 것이다. 또 지난 수십년에 걸쳐 눈부시게 신장된 여권을 반영, 「노처녀(spinster)」, 「마누라쟁이(squaw)」등의 단어는 삼가라고 권하고 있다. 또 절름발이(crippled)대신 장애인(disabled)을, 정신지체(mentally handicapped)대신 학습장애(learning difficulty)라는 말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옥스포드대 출판부는 영국 미국의 모든 사전과 신문 잡지 소설 출판물 연설문 등에 등장한 단어를 분석했다. 이 대학 관계자는 『개정판 사전은 단어의 원래 의미가 무엇인가 보다는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 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정곤·김지영 기자>김정곤·김지영>
이밖에 이 사전에 실린 대표적 신조어들을 소개한다.
·alcopop:알코올이 함유된 소프트 드링크
·go ballistic:탄도미사일에서 나온 말로 매우 화가 났다는 뜻
·hippydippy:전통적인 관습과 행동을 비현실적으로 거부하는
·pepper:후추란 단어가 농구 연습 게임을 뜻함
·instants:즉석 복권
·saddo:바보 얼간이, 무능력자
·stalk:사냥감 등에 살금살금 접근하다는 원래 의미가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는 뜻으로 확대됨
·rusty dusty:엉덩이를 뜻하는 흑인들의 속어
·spin:뉴스를 입맛에 맞는 관점으로 해석하다
·domestic:가족간의 격렬한 싸움
·barn burner:헛간을 태운다는 의미. 재미있는 이벤트를 말함
·flatline:병원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의 심전도 기록기에 나타난 일직선이란 용어가 「사망」이란 뜻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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