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받았던 큰 도움 이젠 갚아야죠”/경기 북부 13곳서 휴가대신 구슬땀『생각지도 못했던 우리의 이웃이 전국 곳곳에 있었어요. 복구할 의지를 갖고 이대로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이웃들과 함께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11일부터 경기 북부 수해지역 곳곳에는 96년 집중호우로 많은 인명 재산피해를 당한 철원군민들의 「보은(報恩)봉사」가 계속됐다. 경기지역 수재민들에게 「선배격」인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은 큰 힘이 됐다.
12일 오전 버스편으로 경기 동두천시 광암동 수해 현장에 도착, 자원봉사를 시작한 강원 철원군 갈말읍 내대리 주민 27명은 이곳 수재민들을 도우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내대리 주민들이 자원봉사를 결정한 것은 11일. 50세 이상의 마을 주민 모임인 중노회(中老會) 회원들이 이날 예정돼있던 야유회를 취소하고 대신 수해지역에 대한 자원봉사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주민들은 『96년 수해때 대부분의 농토가 유실되고 소 돼지가 떠내려가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당시 제주도에서까지 찾아와 복구를 도와주고 각종 물품을 지원해준 이웃들이 아니었으면 올해 야유회는 꿈도 못꿨을 것』이라는 이장 정근택(鄭根澤·61)씨의 말에 너나없이 뜻있는 나들이를 결정했다. 십시일반으로 쌀을 모으고 돈도 보탰다. 남자들은 삽 등을, 여자들은 집안청소 등을 하는데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내대리 주민들은 수해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개천가에 위치해 침수피해를 입은 빌라의 복구에 나섰다. 대부분 50,60대인 자원봉사자들은 지하와 마당에 가득쌓인 진흙을 치우는 작업을 하면서도 힘겨운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철원군민들은 내대리 주민외에도 12일 갈말읍 정연리 주민 40여명이 남양주시 진접읍에서 자원봉사를 한 것을 비롯, 250여명이 13개 지역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13일에도 5개팀 150여명이 수재민들의 고통을 나누었다.<동두천=이상연 기자>동두천=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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