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업체 난립 채용 끝난것도 게시/구직자들 눈물… 업체도 항의에 곤욕PC통신에 이용료를 받고 구인정보를 제공하는 취업 IP업체(정보제공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엉터리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속출, 구직자들과 구인업체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3일 각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상당수 IP업체들이 이미 채용이 끝난 「죽은 정보」나 피라미드 판매회사의 구인정보와 같은 불량정보를 무분별하게 게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자체 정보망조차 거의 갖추지 않은채 통신망에 사이트를 개설한 뒤 노동부나 대형 IP업체들의 게시물, 심지어는 생활정보지의 구인자료까지 마구잡이로 복사해 자신의 게시판에 띄우고 있다.
취업준비생 김선화(金善和·24·S여대졸)씨는 최근 IP업체인 E사에서 제공하는 PC통신의 구인정보를 검색, 구인업체에 전화를 걸었지만 5개사중 3개사로부터 『직원을 채용했는데 왜 이렇게 귀찮게 하느냐』는 짜증스런 대답을 들어야 했다. 이같은 피해사례 접수건수는 소비자단체마다 매주 수십건씩에 달한다.
구인을 의뢰한 업체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다. 사무관리직 1명을 모집하기 위해 (주)리크루트사에 의뢰한 무역업체 R사의 한 관계자는 『채용이 끝나 리크루트사에 삭제를 요청했는데도 2, 3주가 지나도록 문의가 계속 쇄도해 업무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다른 IP업체들이 리크루트사의 정보를 복사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됐다』고 말했다. (주)리크루트사의 유제흥(柳濟興) 과장은 『채용정보를 게시해준 10개 회사중 평균 3개사가 이같은 피해로 항의하고 있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밖에 각 소비자단체에 접수된 PC통신 취업정보 피해사례 가운데 『일반 영업직인줄 알고 찾아갔는데 실은 피라미드회사였다』는 신고가 3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관광여행업종 구인정보도 실제로는 일반 영업직이 대다수인가 하면 외국계회사 구인정보에는 외국어 표기의 국내회사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엉터리 IP업체들이 난립하는 것은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사정이 급한 구직자들의 「눈먼 돈」을 앉아서 벌 수 있기 때문. IP업체들의 사이트의 분당 이용료는 100∼300원으로 하루 100명이 10분씩만 사이트를 검색한다해도 간단하게 2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때문에 지난해 말까지 각 PC통신업체당 20여개에 불과하던 IP업체들의 사이트가 지금은 3배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실제 구인기업체로부터 정식 채용의뢰를 받는 IP업체는 10여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 김애경(金愛景) 부장은 『올들어 이같은 종류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통신업체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당국에서는 손도 못 대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법을 개정, 인터넷이나 PC통신사기를 막기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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