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당권파 후퇴도 한몫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 총재대행은 13일 상임고문과 전총재단등이 참석한 중진회의를 가진뒤 『국민여망에 부응하고 지탄받는 국회상을 탈피하는데 앞장서기 위해 총리인준 동의안 처리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루만에 유화론쪽으로 U턴한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중진의견」을 도출하게 된 데에는 몇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여론부담이 지나치게 컸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공한까지 보낸 마당에, 식물국회 상태를 계속 방치할 경우 한나라당에 쏟아질 비난의 강도는 불을 보듯 뻔했다. 비당권파의 물러서기도 한몫했다. 비당권파는 자파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8·31 전당대회 이후에 상임위원장직을 배분하길 원했으나, 당권파는 물론 이대행으로부터도 강력한 태클을 당했다. 이에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는 이날 아침 당 지도부에 『총리인준이든 상임위 구성이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이대행 및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에는 원구성에 관한 이견과 알력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대행은 원구성의 「기준」에 대해 『총무들끼리 상임위 배분 원칙만 합의되면 14일에라도 일괄타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협상당사자인 박희태(朴熺太) 총무는 『원구성이란 상임위원장 선출까지 끝난 상태에서 본회의 방망이를 두드리는 것』이라며 『상임위원장 후보는 물론 국회부의장 후보까지 전혀 결정이 안된 상태에서 어떻게 당장 일괄타결이 가능하단 말이냐』고 역정을 냈다. 떡나누기를 둘러싼 계파간 이해충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재선 의원 20여명이 당지도부의 일괄타결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어서 14일 의총결과가 한층 주목된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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