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에 인기 요란 뉴욕의 無言 퍼포먼스뉴욕에서 성공하려면 꼭 정공법을 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 브로드웨이의 성공작 「블루 맨 그룹:튜브」는 정극이나 뮤지컬이 아닌, 퍼포먼스라는 변방의 장르이지만 번뜩이는 재치로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전세계 관객」이 과장은 아니다. 공연은 대사가 전혀 없고, 과자를 던져 받아먹기, 북을 쳐서 물감튀기기, 자막읽기 등 놀이와 같아 언어장벽을 뛰어넘어 즐길 수 있다. 91년 실험극 본산인 라마마극장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아스토 플레이스 시어터에서 지금까지 공연중인 블루 맨 그룹은 뉴욕에서도 일대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일본 한국의 관광안내책에도 소개돼 있다. 그래선지 매표구 앞에는 동양인관객들이 종종 눈에 띄고 직원은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공연의 핵심은 유머와 참여. 시작 전 자막에 「관객 여러분 따라하세요. 이제 시작해라」라는 글자가 나오자 관객은 일체감을 느끼고 낄낄거리며 마음을 열어놓기 시작한다. 배우라야 얼굴을 온통 파랗게 칠한 세명이 전부다. 이들은 튜브에서 쏟아져 나온 죽을 맛있게 먹는 등 일상적인 행동을 낯설게 만들어 웃음을 자아낸다. 개막시간이 지나 도착한 관객의 입장을 비디오로 중계하거나 투명한 막에 흰칠을 하면서 영상이 생기는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면은 유머감각과 첨단장비를 결합시킨 결과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엄청난 양의 두루마리 휴지를 2층에서부터 풀어내려 극장은 온통 하얀 휴지의 바다에 빠져 버린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무언(無言)퍼포먼스가 잇따라 무대에 오르는 것은 뉴욕의 추세와 별다르지 않다. 아이디어의 참신성만 있다면 블루 맨 그룹처럼 세계시장 공략이 가능한 일이다.<뉴욕=김희원 기자>뉴욕=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