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이 걸리지 않는 일본 엔화가치의 급락이 아시아지역의 제2금융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11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가 달러당 147.64엔으로 8년이래 최저로 떨어지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은 물론 뉴욕월가까지 일파만파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양쯔강대홍수로 경제위기에 몰린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다 인도네시아의 국가외채 지불연장문제까지 대두되면서 위기감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같은 날 뉴욕증시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개장초 다우존스가 무려 258포인트나 떨어지는 대폭락세를 보이다가 112포인트하락으로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아직 다행인 것은 호황의 미국경제가 버텨주기 때문이나 월가에서도 점차 아시아경제위기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아시아 금융위기의 초점은 두 곳에 모아지고 있다. 첫째가 엔화가치하락이고 둘째가 이에 따른 중국위안화 절하촉발이다. 매우 걱정스러운 일은 엔화가치하락이 멈출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엔화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거액의 은행불량채권문제를 해결하고 8년째 계속되고 있는 불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새로 들어선 오부치(小淵惠三)내각의 개혁정책, 즉 금융개혁과 내수진작에 대한 신뢰도가 엔화를 지켜줄 만큼 쌓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엔화는 계속 떨어져 연말까지 달러당 160엔대까지 이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화의 하락으로 지금 아시아국가들은 수출경쟁력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이런 애로를 위안화 절하로 타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언제 멈출지 모르는 양쯔강대홍수에 의한 경제적 타격이 클때 중국정부의 위안화 절하유혹은 더욱 커지게 된다. 지난 6월 클린턴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때 중국정부는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국제경제전문가들도 중국의 위안화절하가 세계경제는 물론 끝내는 중국에게도 좋지 않다며 그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급박한 상황은 언제 중국이 마음을 바꿀지 모른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탈출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중국 3개국의 개별적 역할과 협력이 긴요하다. 특히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위안화절하는 아시아 각국의 환율절하경쟁으로 결국 공멸의 길을 재촉할 것이다. 중국은 이시아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플러스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대규모 대미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클린턴 대통령의 방중으로 형성된 미·중협력체제를 동원하여 위안화절하의 위험성을 주지시켜야 한다.
그러나 아시아금융위기 해결의 궁극적 열쇠는 일본에 있다. 일본정부는 경기회복에 대한 구체적 정책을 펴야하며 미·일양국은 엔화방어를 위한 공동노력의 폭과 깊이를 넓혀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