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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몸불리기 능사 아니다/이경순(발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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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합병,몸불리기 능사 아니다/이경순(발언대)

입력
1998.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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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은행의 퇴출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으로 은행권이 빅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저마다 합병등 몸불리기로 리딩뱅크 대열에 합류하느냐, 특화된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느냐 등 향후 전략에 대한 검토작업에 부산하다.만 15년전인 83년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기업자율이 아닌 정부주도의 산업계 통폐합이 이루어진 분야가 해운산업이었다. 당시 해운산업합리화의 목적은 국내업체간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난립된 107개 선사를 일정선박량과 업종별로 5∼6개의 대형선사로 통폐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업계의 이해관계와 예상치못한 문제로 한일항로 취항선사 30개는 9개 선사군, 67개 원양항로 취항선사는 11개 선사군 등 총 20개 선사군으로 통합하는데 그쳐 한마디로 해운산업합리화는 실패작이었다.

현재 국내 컨테이너선사 빅3에 드는 현대상선은 계열사이던 자동차운반선사와 선일상선을 합병하였으며, 한진해운은 (주)한진이 87년 대한선주를 인수해서, 조양상선은 정기선사를 중심으로 비교적 견실한 선사와 짝짓기를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중소형선사들은 15년이 지난 오늘에도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나아진게 없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정부가 제시한 통폐합의 기본틀을 벗어나 비교적 견실한 2∼3개사의 소형선사를 흡수합병한 후 그룹차원에서 자금과 물동량이 뒷받침된 선사 대부분은 현재까지 살아남아 한국해운의 리딩선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상업·한일 두 은행의 합병계획 발표를 보면서 과연 두 거대 부실은행을 한데 모아 몸불리기를 한다고 경영의 효율화, 즉 경쟁력이 자생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두 은행의 과잉인력은 차치하더라도 10조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어떻게 할 것인가. 두 은행관계자, 금융감독위원회, 한국은행을 포함한 정부의 신중한 판단과 재고를 바란다.<전 해운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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