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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魂 못담은 기록영화/최진환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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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魂 못담은 기록영화/최진환 문화과학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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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영상제작소가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제작한 35㎜ 기록영화 「아! 대한민국」은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에도 불구하고 반세기의 일을 조각조각 맞춘 「건국50년 일지(日誌)」수준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12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언론에 처음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경제발전과 생활상의 변천을 중심으로 반세기역사를 담아내는 기념비적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시작됐다. 그러나 『자료필름 길이만 192㎞에 이르고 이 영화를 통해 역사적 교훈과 자긍심을 고취, 21세기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제작진의 다짐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48년 정부수립부터 50년대까지의 장면은 낡은 흑백사진첩을 대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전쟁에 관한 화면이나 내레이션은 초등학교 사회교과서를 연상케 했다. 『50년 6월25일 북한군이 남침했으나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 북진에 나섰다』는 식의 설명과 장면만 이어졌다. 57년 디젤기관차 등장, 61년 KBS 개국, 70년대 새마을운동,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의 첫 금메달획득…이런 사실들이 화면과 함께 스쳐 지나갔다. 사실만 단편적으로 나열하다 보니 흐름도 자주 끊겼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두환대통령 취임, 88서울올림픽도 한 두 마디 설명으로 넘어갔다. 100분짜리 다큐였지만 1시간도 못 돼 관객들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제작진과 기자등 20여명의 관객 중 끝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채 10명이 되지 않았다.

실망을 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4월부터 불과 4개월 남짓한 제작기간도 그렇고 사관(史觀)을 불어넣어줄 현대사전문가가 제작과정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록영화는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역사이자 1차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사료이다. 제작진이 다큐의 고전으로 꼽히는 로버트 플래허티감독의 1922년작 「북극의 나누크」나 프랭크 카프라감독의 「우리는 왜 싸우는가」라는 작품을 봤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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